수능 후 허탈·우울감 여행·운동으로 환기···'미래걱정 OFF' [수능 후 건강관리]

박홍용 기자 2023. 10. 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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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소 운동으로 수험생활 지친 몸 활력 찾고
평소 생활리듬 유지하며 버킷리스트 실천 도움
공허감·불안증세 지속되면 전문가 진료 필요
수험생 이미지.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수험생들에게 수학능력시험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고비다. 수험생들은 12년간 책상 앞을 묵묵히 지키며 인생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 시험이 끝나면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만 같지만 갑작스레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수험생도 많다.

목표가 사라짐에 따라 공허함이 생길 수도 있고 때로는 우울감,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오랜 수험 생활 과정에서 불어난 체중을 관리하겠다며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건강관리 측면에서 수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0대라는 인생 길을 달리기 위해 엔진을 갈고 닦아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수능이 끝나면 해방감이 찾아오지만 심한 허탈감과 공허함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소위 말하는 ‘수능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수능 후유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친 수면이나 폭식은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하루에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능에서 원하던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경우엔 가족들이 수험생의 심리상태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가채점 이후 시험을 망쳤다는 자책감으로 극도의 우울감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사소한 말 하나에 다툼이나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성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살면서 거치게 되는 무수히 많은 문(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들이 당장은 붙잡아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서 보면 스쳐가는 경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행, 친구와의 만남 등 그동안 후순위로 미뤄뒀던 일들에 몰두하면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신 원장은 “수험생의 가족들은 넓은 세상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스스로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며 “수험생과 자주 대화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며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계속될 때는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험생들은 잔병치레를 하면서도 수능 이후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특히 허리나 목, 손목 등의 통증을 참아가며 공부에 매진했던 수험생은 병원에 방문해 미뤄뒀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험생들에게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허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척추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2배 가량의 압력을 더 받는다. 수험생들의 공부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에 달한다. 여기에다 운동부족까지 더해지다보니 허리와 복부 근육이 약해져 추간판탈출증후군(디스크)를 앓고 있는 수험생이 많다.

거북목증후근 역시 장시간 고개를 숙이며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불청객 같은 존재다. 거북목증후군이란 커브 형태의 정상적인 경추가 일자 형태로 변형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증후군은 목을 지탱하는 근육 및 인대 손상을 일으켜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증상을 수반한다. 치료 방법은 주사요법, 재활운동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이 있으며, 초기 상태라면 물리치료 같은 교정치료 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권오현 척바른병원 물리치료사는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를 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거북목과 라운드숄더, 허리디스크가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있다”며 “인근 병원에 방문해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고 수험생 스스로도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절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요가나 필라테스,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수능이 끝나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가 열린다. 그 중에 대표적인 곳이 바로 헬스클럽이다. 인생의 황금기인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나이에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은 분명 하나의 추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이다. 운동 등 예체능 전공이 아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오랜 수험생활로 관절과 근육, 인대 전반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수험생활 동안 불어난 살을 빼겠다며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간 오히려 면역력 약화로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무리하게 끼니를 굻으면 영양불균형과 빈혈 등이 생길 수도 있다. 건강한 몸매를 위해서는 닭가슴살만 먹는 식단보다는 3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걷기, 달리기, 자전거, 줄넘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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