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버티다 버티다 끝내… 역대급 기업파산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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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를 근근이 버티던 기업들이 결국 두 손을 들고 있다.
기업파산 신청이 역대급 수준이다.
9월 한 달 동안만 하루에 기업 6곳이 파산신청을 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 회생 신청건수는 파산 신청건수 대비 21.6%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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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노린 회생신청 기업은 줄어
코로나19 사태를 근근이 버티던 기업들이 결국 두 손을 들고 있다. 기업파산 신청이 역대급 수준이다. 이대로면 올 한해 파산 신청건수가 160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대법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213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738건(64.4%)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연간 건수(1004건)보다도 209건(20.8%) 많다. 코로나19 사태 후 역대 최다 수준이다.
최근 석 달 새 파산 신청 건수는 올들어 월별 최대를 연달아 갱신했다. 7월 146건, 8월 164건, 9월 179건으로 늘어나는 속도도 빨라졌다. 9월 한 달 동안만 하루에 기업 6곳이 파산신청을 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반면 회생을 신청하는 기업들은 줄어들었다. 산소 호흡기라도 차고 생존과 부활을 노리는 기업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 회생 신청건수는 파산 신청건수 대비 21.6% 많았다. 그러다 2019년 격차가 7.7%로 줄었다.
2020년부터는 오히려 회생 기업보다 파산하는 곳이 늘었다. 2020년 파산 신청건수는 회생 신청건수 대비 19.8% 많았다. 그러다 2021년에는 33.2%, 2022년 51.9%, 2023년(9월말 현재) 65.5%로 격차가 커졌다.
법인파산사건 소송건수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껑충 뛰었다. 올들어 8월까지 법인파산사건은 1034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8년 8월 누적 건수(533건) 대비 5년만에 두배 수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법원들이 코로나 기간동안 매년 1월부터 8월까지 600~700건의 송사를 다뤘다가 올들어 급격히 늘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생 절차에 돌입하려면 경제가 돌아선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상황 자체가 협조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재호 의원은 "미래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정부가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은 신속한 탈출구를 마련해 연쇄적인 경제 충격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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