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전시 아닌 작가·지역민 교류 자리 만들었어요”

김용희 2023. 10. 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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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머물며 지역 문화, 환경을 접하고 다양한 장르의 외국 작가들과 교류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전남 나주시 남외동 국제아트레지던시(미술작가 입주공간) 스튜디오에서 '창조의 공간'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한 마종일(62)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누구나 가볍게 즐기는 팝업(임시) 전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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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아트레지던시 입주 마종일 작가
6개월 활동 끝내며 전시 직접 기획
지역·외국 작가 등 21명 작품 선보여
“주민과 대화, 지역축제서 느낀 점 등
나주서 접한 문화가 작품에 큰 영향”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마종일 작가가 18일 전남 나주 국제아트레지던시에서 열린 ‘창조의 공간’ 전시에서 지난 6개월간 나주에 머물며 새롭게 시도한 콜라주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나주에 머물며 지역 문화, 환경을 접하고 다양한 장르의 외국 작가들과 교류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전남 나주시 남외동 국제아트레지던시(미술작가 입주공간) 스튜디오에서 ‘창조의 공간’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한 마종일(62)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누구나 가볍게 즐기는 팝업(임시) 전시”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마 작가는 “뉴욕에서는 작가들이 즉흥적으로 지인들을 부르고 작품을 벽면 여기저기 붙인 뒤 술과 음악을 즐기며 교류하곤 한다”며 “이번 전시도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여는 형식적 전시를 벗어나 작가들과 지역민들이 어울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마 작가는 1990년대 대우중공업과 한겨레에서 일하다 미술을 배우고 싶어 30대 초반인 1996년 미국으로 떠나 뉴욕 스쿨오브비쥬얼아트를 졸업한 뒤 뉴욕에서 활동했다. 고향과 가까운 나주에 국제아트레지던시가 생기자 올해 5월부터 나주로 왔고 1기 레지던시가 끝나는 이달 말 다시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나주 국제아트레지던시는 나주시가 지난해 문화예술특화사업단을 신설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옛 창고를 개조해 작업·전시공간과 숙소로 마련하고 서로 다른 국적과 장르의 작가 6명을 초청해 작품활동을 지원했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주를 다른 나라에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1기 초청 작가는 마 작가를 비롯한 독일 뒤셀도르프 정영창(회화), 안체(사진미디어), 폴란드 그단스크 체슬러(설치조각), 아드리아나(회화), 베트남 호치민 하이투(회화) 등 6명이 선정됐다.

13일부터 25일까지 ‘창조의 공간’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 21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남 나주시 국제아트레지던시 스튜디오. 김용희 기자

앞서 나주시는 7월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오픈 스튜디오를 열어 입주 작가들의 작품을 한차례 소개했는데, 마 작가는 레지던시 결과물을 공개하는 한편 지역작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다시 만들었다. 나주에서 만난 지역작가나 친분이 있는 외국작가 등 21명의 작품 42점을 13일부터 25일까지 전시한다.

마 작가는 직접 찍은 나주의 산과 숲 사진을 재해석한 ‘I Do Care About The Truth’(나는 진실을 추구한다)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명은 고 리영희 선생이 생전 인터뷰에서 한 말에서, 마 작가의 신념이라고 했다. 베트남 전통 옷을 입은 호랑이 얼굴 소녀가 등장하는 하이투의 ‘호랑이에 태어난 소녀’는 호랑이의 용맹함을 통해 소녀의 자립심을 담았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김미경 작가는 서울 종로구 서촌 풍경을 펜으로 그린 ‘서촌 눈 온 날’을 출품했고 스튜디오 엠버스703(노치욱·하준석)은 백남준 작품을 가상공간에서 재현한 ‘메타 타임캡슐’을 설치했다. 이상록 피아니스트는 피아노곡 ‘소리에 관한 은유’를 들려주고 라규채, 류미숙, 김영태 등 광주와 전남에서 활동하는 미술·사진작가들도 참여했다. 마 작가의 설치 작품과 정영창 작가 작품은 20일부터 29일까지 영산강둔치체육공원에서 열리는 ‘2023 나주 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에서도 볼 수 있다.

마 작가는 “그동안 설치미술을 다뤘는데 나주 자연환경을 접한 뒤 콜라주 작품을 새롭게 시도했다”며 “다른 작가들도 지역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지역 축제에도 참여하며 느낀 점들이 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우 나주시 문화예술특화사업단 단장은 “기존 레지던시 사업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작가 1∼2명을 선정하는 데 그쳤지만 나주 레지던시는 입주 작가들이 지역 축제에 참여하는 등 지역민과의 교류에 힘썼다”며 “내년에도 프랑스, 베트남, 일본 등의 작가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 나주시 남외동에 있는 국제아트레지던시 스튜디오. 김용희 기자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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