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조선, 법정서 CCTV 재생되자 귀 막고 외면(종합)

김진아2 기자 2023. 10. 1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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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에서 불특정 다수 향해 흉기 난동
심신장애 주장하며 정신감정 신청하기도
범행 영상 재생되자 눈·귀 막고 가쁜 숨
불안한 모습에 재판부, 수갑 착용 명령
피해자 엄벌탄원에 "죄송하다" 되뇌어
[서울=뉴시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33·구속)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 7월28일 조씨가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3.07.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박현준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33·구속)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그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되자 눈과 귀를 막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돌발행동을 우려해 조씨에게 수갑을 채울 것을 명령했다.

이날 증인신문에 임한 피해자 유족 측은 범행 피해를 호소하며 조씨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조씨는 재판 내내 얼굴을 가린 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조씨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신감정 촉탁을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18일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씨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반사회적 범행을 저질렀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했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은 징역형 선고 자체로 조씨에게 성행 교정 가능성이 높다며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맞섰다.

조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판부는 이 같은 조씨 측의 신청에 몇 가지 의구심을 표했으나, 재판 말미에 이를 수용해 정신감정 촉탁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민 세금이 아니라 자기 돈으로 (정신감정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피고인의 신청을 다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범행 직후에 한 진술에 대해 모두 내용 부인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뭘 갖고 당시에 심신장애였는가를 판단할지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심신장애를 판단하려면 그때 당시 했던 말들이 어땠는지를 감정의가 종합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에서 "피고인이 이제서야 제정신을 찾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시 심리상태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이에 대해 받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거듭 요청하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재판부가 정신감정 촉탁을 의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조씨는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유치명령을 받고 수용될 예정이다. 통상 4~6주 정도가 감정에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재판부는 내달 초 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증거조사를 실시했는데 검찰은 범행 당시 CCTV 영상 등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전씨는 영상이 재생되는 과정 내내 얼굴을 감싸고 눈과 귀를 막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교정당국은 재판부에 조씨의 수갑 등 보호구 착용을 요청했다. 당초 재판부는 요청을 불허했으나 조씨의 이 같은 모습에 교도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갑 착용을 명했다.

검찰은 또 조씨가 자주 했던 것으로 조사된 게임플레이 영상 등도 재생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점프해서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이 범행 당시 조씨의 모습과 유사해 재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사건 범행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 가족들이 나와 조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신문에 임한 피해자 가족은 "처음에 (범행 사실이)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는데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어머니는 아예 집 밖으로 못 나오신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떤 처벌을 원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사형이다. 엄벌이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족 측 신문 과정에서 조씨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고 되뇌며 괴로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다음 기일을 열고 증거조사를 마치기로 했다.

조씨는 지난 7월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절도),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조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 작성한 글로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는데, 범행 나흘 전인 지난 7월17일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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