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태어난 신생아 “분유 탈 물도 없어”…인도주의 재앙
[앵커]
폭격의 잔해 속에서 가녀린 팔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아이의 팔입니다.
부랴부랴 구조했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가자지구에서 희생된 어린이들, 벌써 천 명이 넘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영문도 모른채 생지옥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포탄 사이에서 소중한 새 생명이 태어난거죠, 쌍둥이 자맵니다.
하지만 기뻐할 틈도 없습니다.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분유를 탈 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자지구의 임산부는 5만명으로 추산됩니다.
하루 평균 백 60여명이 길바닥에서 아기를 낳아야 할 처집니다.
이하경 기잡니다.
[리포트]
폐허로 변한 가자시티 안 건물.
피란을 떠나지 못한 주민이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주워 담습니다.
밀가루입니다.
[모하마드 아부 라우/가자 주민 : "우리는 배가 고픕니다. 어린아이들이 먹을 게 없습니다. 지금 빵을 굽고 있어요. 가스도, 물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따뜻한 빵을 받아든 어린아이들의 표정엔 잠시나마 미소가 번집니다.
열흘 넘게 물과 전기, 식량 공급이 끊긴 가자지구 안 상황은 한계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에비르 에트파/세계식량계획 중동 대변인/현지 시간 17일 : "상점들에 있는 식량 재고가 바닥나고 있습니다. 아마 4~5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수준일 겁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부상자들이 쉴새 없이 병원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중환자들도 병원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하산 아부 시타/가자시티 내 병원 의사 : "수술이 필요한 환자 2백 명 이상이 수술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병원에 왔을 때, 더 심각하게 다친 환자들이 수술실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돈이 있어도 마실 물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
미국 뉴욕타임스는 피란길에 태어난 쌍둥이들에게 줄 분유를 탈 물을 구하러 도시를 샅샅이 뒤지는 산모와 가족들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재앙이 닥칠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이스라엘은 오늘 가자지구 남부에 보급품을 받을 수 있는 '인도주의 구역'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 안으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인 '라파 통로'는 아직 굳게 닫혀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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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경 기자 (truth2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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