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매개로 세결집…중-러 밀착 강화(종합)
중국 중심으로 일대일로 참여 친중국가 세결집 의도
시진핑-푸틴, 서로를 친구라 부르며 '브로맨스' 과시
140개국서 4천명 참여…미국 등 서방진영 참석 안해
중국의 핵심 대외 확장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나온지 10주년을 맞아 열린 정상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을 비판하며 친중 국가들을 대상으로 세결집에 나섰다.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도 열렸는데 두 정상은 친분을 과시하며 양국간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겨냥한 시진핑…친중 국가 중심 세결집
시 주석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중 견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 발언은 미국 상무부가 전날(현지시간) 저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을 추가로 금지하는 등 강화된 대중 반도체 제재안을 발표한 직후 나온 것으로 향후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동시에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친중 성향 국가들의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은 중국을 중심으로한 이들 국가들과의 세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경제에 대해서는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의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노력과 국내 경제분야 개혁을 약속했다.
또, "향후 5년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 달러(약 4경 3176조 원)와 5조 달러(약 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전망했다.
저개발국에 대한 '부채의 덫'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서는 "랜드마크 프로젝트와 '작고 아름다운' 민생 사업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가 기반시설(SOC) 등 대규모 자본 투입에 치중했던 지난 10년간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곳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다변화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밖에도 △새로운 물류채널 구축 △개방형 세계경제 구축 지원 △녹색개발 촉진 △과학기술 혁신 촉진 등 일대일로 참여국을 위한 8가지 지원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진핑-푸틴 7개월만에 재회…브로맨스 과시
개막식에 이어 열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은 양국간 공조 강화에 합의했다.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이후 7개월여 만에 만난 두 정상은 서로를 '친구'라 부르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양국 협력의 시대적 내용을 끊임없이 충실하게 하고,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특히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중립'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 정상포럼에는 140개 국가와 30개 국제기구에서 4천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7년 열린 1회 정상포럼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고, 2019년 열린 2회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다.
또,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 주석,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등 26명의 국가 정상급 대표가 참석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기준 선진국 그룹 32개국 정상은 참석하지 않아 이번 정상포럼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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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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