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급한데, 위원장 인물난…내주초 출범 가능할까
국민의힘 김기현 2기 지도부가 당 쇄신을 본격화하기 위한 혁신위원회를 내주 초 출범한단 계획이다. 당초 이르면 19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한 출범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혁신위원장 인선 등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시점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지도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 인선부터 논의를 했고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유력하다 이런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주말까지 인선을 완료해서 (다음주) 월요일(23일)에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김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발표한 '6대 실천과제' 중 하나로, 김기현 체제를 유지하며 당 쇄신안을 논의하기 위한 조직이다. 당은 혁신기구를 혁신위원회 형태로 발족하고 중량감 있는 원외 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오는 23일 최고위에서 혁신위를 출범한단 계획이다.
윤 선임대변인은 "혁신위 방향이라든지 혁신위에서 논의될 만한 의제는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위원장 선임에 대해선 "저희 당과 현역 의원, 전직 의원을 포함해 각계에서 두루 물색하고 있다"며 "추천을 두루 받아서 후보군에 오른 분이 많이 계신다. 적합한 분을 고르는 작업"이라고 했다.
혁신위의 활동 기간은 내년 1월쯤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기 전까지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운영될 경우 오는 기능과 역할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혁신위의 권한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혁신안을 만들어내는 기구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가 조기 출범을 예고한 총선 준비기구와 인재영입위원회는 모두 혁신위 구성 이후 논의한단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혁신위원장 인선과 쇄신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혁신위원장 후보군이 일정하게 추려진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당 안팎에선 벌써 인물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앞서 임명직 당직자 사퇴 후에도 요직인 사무총장에 TK(대구·경북) 출신 의원이 임명되면서 '도로 영남당'이란 비판이 나왔다.
김기현 2기 지도부는 혁신위를 통해 이러한 비판을 돌파해야 하는데,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총선 이후 당 내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줄었고, 특히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17명뿐이다. 당장 전략기획부총장 인선도 난항을 겪고 있다.
외부로 눈을 돌려도 인선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혁신적인 이미지를 주면서도 당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중량감이 있으며, 용산과의 소통도 어느 정도 가능한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다. 적임자를 찾더라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혁신위원장을 선뜻 수락하기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혁신위원장 인선 가능성을 거론한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국민의힘 지도부, 주요 부처 장관 등과 가진 만찬 회동에서 김 위원장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으며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당 4역(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과 여당 몫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간사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하고 신뢰를 받는 만큼, 윤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직언하고 당의 자율권을 보장할 수 있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당 4역과 오찬 회동을 갖고 고위당정회의를 주 1회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당정 소통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혁신위는 당뿐만 아니라 정부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용산 대통령실의 변화 없이 당만의 변화로는 어렵다는 점에서 당정 관계를 실질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인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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