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넷리스트 소송전 원점으로…"삼성 계약 위반" 파기 환송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사옥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2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와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삼성전자와 넷리스트 간 다른 특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 제9항소법원은 '삼성전자가 양사 간 체결된 공동개발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상 공급의무, 원천세 징수 관련 의무를 위반했고, 이에 따라 양사 간 계약이 적법한 절차로 해지됐다'는 넷리스트의 주장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항소법원은 "계약서 내용과 사실관계에 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의 공급의무 위반 부분에 대해 원심의 결정을 파기했고, 삼성전자가 원천세 징수 관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관련 의무 위반 부분도 파기했다.

앞서 넷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특허 라이선스 계약상 공급의무, 원천세 징수 관련 의무를 위반했고, 이에 따라 양사 간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지난 2020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은 넷리스트의 주장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고, 삼성전자가 이에 항소하면서 이번 원심 파기 판결이 나왔다.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다른 특허 침해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리스트는 텍사스주 동부연방지방법원에서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특허를 침해했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 법원은 배심원단의 평결을 수용해 3억315만 달러(약 40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배심원 평결에 불복해 소명 절차를 거친 후 사법 당국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1심이 종료된다. 법원이 넷리스트의 주장을 들어줄 경우 삼성전자 측에서 항소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넷리스트와 삼성전자의 법정 공방은 미국을 비롯해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 법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넷리스트는 LG반도체 출신인 홍춘기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특허관리전문법인(NPE)이다. 이 회사는 2016년과 2017년 SK하이닉스가 자사 반도체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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