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한 조선인' 日연출사진 버젓이 독일전시회에…무슨 일?[이슈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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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일본인이 조선 여성을 찍은 연출 사진이 독일 훔볼트포럼 한국유물특별전에 전시됐습니다.
독일 훔볼트포럼의 한국유물특별전에 일본이 조선을 왜곡하기 위해 연출한 사진이 버젓이 전시됐다.
독일 훔볼트포럼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한국유물특별전 '아리아리랑-폐쇄된 왕국에 대한 매혹'을 개최했다.
또한 훔볼트포럼은 일본의 머리장식인 '칸자시' 추정 유물을 한국 비녀로 소개하고, 관련 없는 시대의 물건을 구분 없이 전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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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훔볼트포럼의 한국유물특별전에 일본이 조선을 왜곡하기 위해 연출한 사진이 버젓이 전시됐다. 한국정부는 해당 전시에 약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훔볼트포럼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한국유물특별전 '아리아리랑-폐쇄된 왕국에 대한 매혹'을 개최했다. 해당 포럼은 독일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유물 120점 및 국립중앙박물관이 대여한 회화 4점 등을 전시하며 내년 4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유물특별전에는 가슴을 드러내고 항아리를 든 여성의 사진이 전시됐다. '자랑스러운 어머니들'이라는 제목으로 "조선 중기부터는 아들만 유산상속을 받고 가문을 이을 수 있었다. 여성들은 아들을 낳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하류계층 여성들은 항아리를 든 이 여성처럼 수유하는 가슴을 드러내며 자신이 아들을 낳았음을 보여줬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박물관은 이 사진이 독일 쾰른의 동아시아예술박물관을 설립한 아돌프 피셔가 1905년 직접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1880년대 중반 일본인이 연출한 사진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이 운영한 경성사진관·일한서방의 '한국풍속풍경사진첩'에도 수록돼 있다.
권혁희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은 일본인 사진관들의 조선 풍속사진"이라며 "여러 가지 사진을 촬영한 뒤 인화해서 주로 외국인에게 수집용으로 판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 긷는 여성의 뒤쪽에 화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한 이른바 '개화된 조선'과 '열등한 조선인'의 모습을 편향적으로 담아 판매했다. 일본의 우월성을 높이고 조선의 야만을 극대화한 제국주의적 기념품이다. 낙후된 조선을 각인시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또한 훔볼트포럼은 일본의 머리장식인 '칸자시' 추정 유물을 한국 비녀로 소개하고, 관련 없는 시대의 물건을 구분 없이 전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은 훔볼트포럼의 상징성과도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훔볼트 포럼은 과거 제국주의를 상징하던 프로이센 왕궁을 재건한 건물에 들어선 복합공간으로, 과거 식민주의 역사를 성찰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훔볼트포럼은 2021년 개관 당시 한국관에서 제국주의적 시각을 재현했다는 논란을 산 바 있다. 한국관의 규모가 식민지배국인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해 우리 문화가 일본 문화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또, 한국을 '일본 다도가들이 높게 평가한 도자기 공예의 나라'로 표현한 점 등도 함께 지적되어 왔다.
당시 훔볼트포럼 측은 "앞으로는 한국의 시각에서 식민주의에 대한 접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2년도 안 돼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됐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가 훔볼트포럼 한국관 운영 지원을 위해 들이는 돈은 총 9억 22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주독 한국대사관 한국문화관은 예산을 지원하고 큐레이터 채용에 참여하는 등 전시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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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강지윤 기자 lepom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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