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그룹 '태영건설 구하기'
부동산PF 우려에 선제 조치
지원 규모 놓고 해석 엇갈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핵심 자회사를 매각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 지원에 나선다.
TY홀딩스는 그룹 내 물류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조만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수의향자와 매각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를 이뤄 실사 등 최종 절차만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영인더스트리는 울산과 평택을 거점으로 한 알짜 계열사다. 곡물 사일로와 액체화물 탱크터미널을 운영하는 등 물류사업을 영위하며 1990년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94억원과 영업이익은 95억원을 달성했다. 자산 규모는 1690억원, 부채는 370억원 수준이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 대주주 일가 지분이 60%, TY홀딩스 지분이 40%다.
TY홀딩스 관계자는 "수천억 원대 매각대금은 전적으로 태영건설 유동성 제고를 위해 쓰일 예정"이라며 "우량자산을 추가로 매각해 자금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의 사재 출연도 함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TY홀딩스가 알짜 자회사 매각까지 나선 이유는 태영건설이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부실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건설: 끝나지 않은 PF 리스크' 보고서에서는 "연결 기준 2조6000억원의 도급사업 PF 보증 중 미착공 현장이 39%를 차지하고 있고 착공 중인 PF 가운데서도 분양이 진행되지 않은 현장의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지원과 PF 구조 개편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수익성이 반등한 것은 물론 현재 미분양이나 미입주한 주요 사업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지원이 건설업계의 도미노 도산을 막기 위한 긍정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도 자금 지원 규모가 충분한지 의문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산에 대한 담보대출까지 실행하는 등 자구 노력은 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펀드매니저는 "태영건설 입장에서 볼 때 아직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충분히 백업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향후 분양이 잘 안 되면 현재 지원 규모로는 커버가 어려울 수 있다"며 "부동산 PF와 브리지 대출에서의 채무 인수, 책임준공 등에 따른 우발채무 규모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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