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에도 무대…막판 대역전극 이뤘죠"
'부활' 이끈 김태원 인터뷰
지병 앓으며 12시간 녹화
경연초반 꼴찌서 대역전
박완규 보컬 재합류로
22년만에 완전체 '부활'
"아파도 꼭 무대서고 싶었다"
3개월간 치열한 경연을 펼친 MBN '불꽃밴드'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부활 김태원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우승자를 결정 짓는 마지막 무대에서 패혈증 증세에도 불구하고 직접 노래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종영한 전설적인 밴드들의 경연인 불꽃밴드에 참여한 부활은 경연 초반, 두 번 연속 하위권으로 바닥을 쳤지만 흔들림 없는 뚝심으로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보컬 박완규가 재합류해 22년 만에 뭉쳤기에 몸이 쪼개져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은 불꽃밴드 우승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부활이 마지막 무대에 택한 곡은 '회상3'로 김태원이 아내를 위해 선물한 곡이다. 대중에게 이승철이 부른 '마지막 콘서트'로 잘 알려진 이 곡을 부활은 원곡 그대로의 느낌으로 되살려 불렀다. 결승에서 원곡자인 김태원이 보컬에 가세하며 진정성이 더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친한 친구인 개그맨 김구라는 김태원의 체력 방전마저 예능 프로그램답게 입담을 통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김태원은 "이번에 보니까 김구라가 굉장히 냉정한 친구더라"며 "녹화 중 진행자인 김구라의 설명을 들어야 했는데, 방송에 안 나가겠지 하고 '잠깐 앉아도 되냐'고 물었다. 김구라가 곧장 '전인권 선생님도 서서 잘 계시는데 참아라'고 하더라. 편집될 줄 알았는데 그대로 방송에 나갔다. 자칫 건방져 보인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데 몸이 안 좋아서 그랬다"고 회상했다. 그는 "패혈증을 앓은 데다 12시간 넘게 녹화를 계속하다 보니 오래 서 있기가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매 라운드 명불허전 무대를 선사했지만 김태원은 특히 고인이 된 김재기를 추모하며 부른 '사랑할수록'과 부활을 탈퇴한 박완규가 불러 히트시켰던 '천년의 사랑'을 선곡한 것을 '신의 한 수'로 꼽았다. 그는 "대부분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냈고, '천년의 사랑'만 제가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완규의 보컬 합류는 부활의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불꽃밴드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부활은 '불'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완규가 부활에 합류해 발표한 앨범이 5집 '불의 발견'으로 크게 성공했고 이번에도 불꽃밴드 1등까지 하게 됐다. 마치 대중이 산타로 분장하고 저희에게 '힘내라'고 선물을 주신 것처럼 느껴졌다"며 박완규와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 팬들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부활은 땀과 열정을 쏟아부은 다른 선후배 참가자들에 대한 존경도 표했다. 3개월간 순위 싸움을 벌이긴 했지만 밴드 음악의 부활을 위해 나선 동료라는 사실을 잊지 않은 것이다. 김태원은 "'사랑과 평화'는 계속 1위를 지켜왔고 순위 욕심도 있었는데, 그런 승부욕이 멋지고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섯손가락'은 마지막 경연에서 부른 '이층에서 본 거리'가 너무 강렬했다"며 "이두헌이 20대 시절에 그런 감성적인 가사를 썼다는 것에 존경한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서는 시나위 시절 마포대교에서 소리 지르며 발성 연습을 했던 뜨거운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 출연자들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이치현과 벗님들'은 제가 고등학생 때 자주 듣고 부러워했던 밴드였다"며 "전인권 선배는 이번에 보니 '역시 살아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김태원은 "후배들에게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밴드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활은 이달 말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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