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값 30% 오른 이유…‘스프링 가격’ 담합한 제강사들 과징금 548억

곽민경 2023. 10. 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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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욱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제강사 10곳이 침대 스프링용 강선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내 제강사 10곳이 5년 10개월 동안 침대 스프링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영향으로 해당 기간 침대 스프링용 강선 가격이 최대 120% 상승했다고 보고, 9곳에 과징금 548억 원을 부과하고 6곳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오늘(18일) 만호제강에 약 168억 원, 홍덕산업에 약 133억 원, DSR제강에 약 104억 원 등 제강사 9곳에 총 5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흥산업, 동일제강, DSR제강 등 제강사 6곳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침대 스프링용 강선 등의 강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10개 제강사는 2016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5년 10개월 동안 총 13차례 모임 등을 통해 가격을 담합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침대 스프링용 강선 제품 가격이 kg당 660원에서 1460원으로 최대 약 120% 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개 제강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춰 강선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폭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6년 4월 원자재 가격이 kg당 80원 인상되자 업체들은 80~100원을 올리기로 합의하고, 거래처에는 100원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제강사들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지 않았는데도 향후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상해 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20년 10월 제강사들은 가격을 선제적으로 kg당 100원 올렸는데, 다음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상승분만큼 가격을 또 올렸습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예상되거나 제품 수요가 감소해 가격 하락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판매 가격 인하 자제를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가격 담합으로 제품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된 이후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 시기에 이러한 합의를 한 것입니다.

정창욱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은 "담합 기간 동안 (침대 가격이) 약 30% 이상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담합이) 아주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 국장은 “가격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담합 기간 동안 제강사들이 올린 매출은 9000억 원에 달합니다.

곽민경 기자 minkyu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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