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참패 1주일···인물난 겪는 ‘김기현 호’

정대연·조문희 기자 2023. 10.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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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외부로 나가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겪은 국민의힘이 18일 선거 1주일이 지나도록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가 당 체질 개선 핵심으로 내세운 혁신위원회는 당 외부 인사들의 잇따른 고사로 위원장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 후임 인사도 이날까지 마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주말까지 마무리하려고 한다”면서도 “속도는 내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국민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도돌이표’라고 그럴 거 아니냐.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비공개 회의를 열고 혁신위원장 인선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아직 어느 분이 유력하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후보군을 좁혀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계, 경제계, 학계 등 인사를 추천받아 혁신적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당 사정을 이해하는 외부 인사를 위주로 혁신위원장을 찾고 있으나 상당수가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당 밖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당 전·현직 의원 가운데서도 물색 중이다. 당초 오는 19일을 목표로 했던 혁신위원장 발표는 23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 대표가 선거 패배 수습 대책으로 함께 내놓은 총선준비기구 및 인재영입위원회 출범은 혁신위 발족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에 따른 후속 인사도 이날까지 완료되지 않았다. 박성민 의원이 맡았던 전략기획부총장 자리가 마지막 남은 공석이다. 김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물러난 사무총장 자리에 친윤석열계·TK(대구·경북)인 이만희 의원을 임명하면서 ‘도로 영남당’이란 비판을 받자 한 충청권 의원을 부총장에 임명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후 수도권·충청권에서 적임자를 찾고 있으나, 특히 수도권의 경우 현역 의원 수가 적어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윤 선임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재료가 없는데 상을 엄청 푸짐하게 차리라고 한다. 저희도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물난은 김 대표 체제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당직 후보로 거론된 한 의원은 “(김 대표 체제가) 거의 쓰러져 가는데 그럴(당직 요청을 수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서울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졌는데) 서울(이 지역구인) 의원은 하나도 (인선을) 안 하고 다 자기들 마음대로 한다”며 당 지도부가 여전히 경각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에 주어질 권한이 협소할 거란 회의적 전망도 인물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역대로 혁신위가 성공한 적이 극히 드물고, 총선이 임박한 상황이라 당이 곧 총선 체제로 들어가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등에 주요 권한이 넘어갈 수밖에 없어서다. 내년 1월 초로 예상되는 공관위 구성까지는 약 80일밖에 남지 않았다. 윤 선임대변인은 “공관위와 혁신위가 동시에 운영될 경우 벌어질 혼선을 생각해 혁신위 활동 기간을 거기에 맞춰 정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지도부에서) 있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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