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부담에…“열량 높은 햄버거로 배 채운다” [고물가·고금리 버티기] [푸드360]

2023. 10.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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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고물가에 저가 햄버거 찾아
9월 외식 물가 상승률도 4.9%나 돼
“고금리·고유가 여파 계속될 듯”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개점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2호점에서 한 시민 햄버거를 먹고 있다(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으려면 최소 1만원 이상은 써야 해요. 일주일에 점심 값으로만 5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니 부담이 큽니다. 햄버거는 주문하면 빨리 나오기도 하고 가격도 싸서 자주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직장인 김예진(26) 씨는 최근 점심 값 부담에 일반 식당 대신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찾고 있다.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열량이 높아 한 끼 식사로 적합하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런치 타임에 가면 세트 메뉴도 5000~6000원대면 먹을 수 있어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버거부터 프렌치프라이와 음료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고물가 속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값은 저렴하지만 영양성분, 메뉴 구성 등이 좋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한 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이들 소비자는 입을 모으고 있다.

롯데리아·맥도날드, 점심 시간 세트 메뉴 할인…다시 ‘저렴한 버거’ 찾는 소비자
햄버거 가격 및 영양성분 [헤럴드경제DB]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맥도날드는 약 10%,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22.2% 증가했다.

햄버거 시장은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가격대가 양극화됐다. 저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1만원 이하에도 버거 세트를 구매할 수 있지만, 쉐이크쉑, 슈퍼두퍼, 파이브가이즈 등 프리미엄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1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까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론칭 당시 오픈런과 웨이팅이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맥도날드 맥런치 가격표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다시 저렴한 가격대의 버거 프랜차이즈로 향하는 소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에서는 점심 시간대 세트 메뉴를 할인해주고 있어 선호도가 높다.

직장인 박모(28) 씨는 “처음 파이브가이즈가 들어왔을 때 호기심에 가본 적은 있지만, 값이 비싸 자주 찾게 되지는 않는다”며 “한번 경험해본 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평소에 가던 롯데리아로 갈 것 같다”고 했다.

롯데리아는 든든점심(오전 11시~오후 2시) 시간에 방문하면 일부 세트 메뉴를 기존 가격에 비해 할인된 금액에 먹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한 데리버거는 기존 세트 가격보다 12.5% 저렴한 4900원이다. 50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맥도날드의 경우 맥런치(오전 10시30분~오후 2시) 시간에 방문하면 일부 세트 메뉴를 할인 가격에 먹을 수 있다. 가격은 기존 세트 메뉴에 비해 1000원가량 저렴한 5000~7000원대로, 가장 저렴한 더블 불고기 버거의 경우 기존 가격에 비해 16.7% 저렴한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오른 물가에 지친 소비자 “햄버거, 고열량에 구성 좋아…식사 메뉴로 선호”
롯데리아 한 매장(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없음). [롯데GRS 제공]

가격은 저렴하지만 열량이 높고 구성이 좋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버거 단품 하나 당 기본 열량은 500~800㎉ 정도로, 세트 메뉴 구성인 감자튀김과 음료를 더하면 한번에 고열량을 섭취할 수 있다. 적은 금액으로 높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식사 메뉴’로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직장인 최한결(33) 씨는 “식당에 가면 음료나 사이드 메뉴는 추가로 주문을 해야 하는데, 햄버거의 경우 세트 메뉴를 시키면 한번에 먹을 수 있어 찾게 된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도 “밖에서 5000~60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며 “같은 값이면 포만감이 크고 맛있는 햄버거를 먹는 게 낫다”고 했다.

더욱이 세트 메뉴는 버거·감자튀김·음료 3종으로 구성돼있어 영양성분도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다. 예컨대 롯데리아에서 가장 저렴한 ‘데리버거’ 세트를 주문할 경우, 탄수화물(42g)·단백질(12g)·지방(16g) 등을 한번에 섭취할 수 있다.

고유가·고금리 영향…“고물가로 외식 부담 커지고 있어”
9일 서울의 한 음식점 거리(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없음). [연합]

소비자가 체감하고 있는 외식 부담은 물가 지표로도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 중 먹거리 지표인 외식 부문의 물가 상승률은 4.9%다. 전체 평균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9월 서울에서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7069원으로, 처음 7000원대로 올라섰다. 냉면은 지난해 동월 1만500원에서 1만1308원으로, 비빔밥은 같은 기간 9654원에서 1만5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최근 고유가, 고금리 등의 여파로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 되면서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외식 소비를 포함하는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5.1% 줄었다. 2021년 1월 7.5% 감소한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추후 소비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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