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동 챙기는 틈에···시진핑·푸틴 "우린 친구, 美제재 대응"
習 "러와 함께 역사의 대세 파악
강대국 역할하며 세계 발전 도움"
푸틴 "中과 외교정책 긴밀 조율"
북극해 항로 개발에 투자요청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3회 일대일로 정상 포럼’을 위해 방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국제사회에서 공조를 강화해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서로를 친구라고 칭하며 양국의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 국제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제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 포럼 개막식 직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러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칭한 뒤 “2013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나는 푸틴 대통령을 42차례 만나 좋은 업무 관계와 깊은 우의를 쌓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지지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의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기초해 양국 협력의 시대적 내용을 끊임없이 충실하게 하고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불렀으며 세계를 하나로 묶은 일대일로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초청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러시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환경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외교정책을 긴밀히 조율하는 것이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촉발된 국제사회의 ‘신냉전’ 정세 속에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베이징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문제는 모든 세계 지도자에게 관심이 큰 주제”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에서 이어지는 경제제재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는 끊임없이 깊어져왔고 전략적 협력은 밀접하고 유효했다”며 “양자 무역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우리가 공동으로 설정한 목표인 2000억 달러(약 270조 원)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어젯밤 우리는 1년 전 오늘부터 200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며 “올해 말에는 이를 확실히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교역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는 1902억 달러에 달했고 교역량은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정상회담 직전 열린 개막식에서 양국 정상은 미국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며 미국 주도로 서방국가들이 동참한 대중 압박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을 생각하는 현대화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현대화를 실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대일로를 내세워 자국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구상이 유라시아 연결에 관한 러시아의 생각과 일치하며, 특히 노르웨이 접경지 무르만스크에서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로 이어지는 북극해 항로 등 러시아를 횡단하는 교통 인프라 개발과 잘 어울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쇄빙 화물선의 연중 항해가 가능해지는 북극해 항로 개발에 관심 있는 모든 국가가 참여할 것을 제안하며 글로벌 투자를 요청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올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이유로 국제형사재판소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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