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한 장남 신고한 남경필 "살리려면 감옥 보내는 방법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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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처음으로 방송 인터뷰에 나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복역 중인 장남을 직접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아이를 살리고 마약을 끊게 하려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 뒤, 향후 장남이 출소하면 함께 마약 퇴치 활동가로 살고 싶다며 사건 전말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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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구속될 줄 알았는데 기각"
"마약 치료 의지로 안 돼…인프라 필요"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처음으로 방송 인터뷰에 나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복역 중인 장남을 직접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아이를 살리고 마약을 끊게 하려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 뒤, 향후 장남이 출소하면 함께 마약 퇴치 활동가로 살고 싶다며 사건 전말을 소개했다.
남 전 지사는 "2017년 장남의 마약 투약 사건이 처음 터졌고, 이후에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남 전 지사 장남 남씨는 2017년 첫 마약 투약 이후에도 계속 경찰서를 들락거렸다. 자신이 두 차례 자수하고, 가족이 두 번 자진신고했다.
남 씨는 지난해 7월경 대마를 흡입하고, 그해 8월부터 올해 3월 30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흡입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어 올해 3월 23일 용인시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남 씨는 그러나 같은 달 25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 풀려났고, 닷새 만에 다시 필로폰을 투약하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결국 구속됐다. 남 씨는 지난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남 전 지사는 이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수를 하는 건 '저 혼자 (끊지) 못 해요. 저를 가둬주세요' 이런 것"이라며 "자수했는데 구속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집행유예가 나온 다음 자수를 해서 병원에 들어갔다. 그러다 병원에 수두가 돌아서 퇴원했는데, 또 (마약에) 손을 댔다"고 했다.
남 전 지사는 당시 성지 순례로 해외에 있었는데, 둘째 아들이 전화해 "형이 이상해요"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둘째 아들이 신고했고 "경찰이 와서 연행해 갔는데, 영장이 기각됐다. 예상하지 못했다. 구속될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귀국해서 보니, 또 마약을 한 아들이 '아빠가 신고해 주세요. 그래야 제가 구속될 것 아니냐'고 해 제가 경찰서로 가서 '구속해주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남 전 지사는 "마약은 신앙의 힘을 빌려서 끊는 경우들은 있지만 자기 힘으로 끊는 경우는 없다. 애를 살리기 위해 끊게 하려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한 남 전 지사는 "맨 처음에 가족이 마약을 하는 걸 알게 되면 너무 놀란다. 조금 이따가 화가 난다. 다신 안 한다고 거짓말을 하면 화가 난다"며 "그러면 거기서 폭언을 하고, 폭행도 하고 별 행동을 다 한다. 그게 반복이 되고 나면 '이게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구나'를 인식하는 순간부터 이제 치료가 시작된다"고 했다.
남 전 지사는 "마약을 끊게 하려면,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겠다"며 "마약이 뇌를 자극해 변형시킨다고 하더라. 사람의 의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마약 사실을) 남한테 얘기도 못 한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감옥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 병원은 한두 개뿐“이라며 “가족이 겪는 고통을 같이 나누고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 복귀'에 재차 선을 그은 그는 "(아들이) 벌은 받아야 하지만, 우리 아들이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치료가 다 된다면 같이 마약 퇴치 운동가로 전국을 다니고 싶다"며 "저는 우리 아들이 치료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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