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출정책
대내외 위기상황 맞서려면
제조업 중심 수출 벗어나고
기업엔 대출·보험 재정지원
해외 자회사 법인세 면제를
최근 민생경제 활성화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은 과거부터 한국 경제가 잘되고 있는지 매 순간 가늠해볼 수 있는 일종의 경제 나침반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이 줄어들면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의 불안을 덜고 우리 경제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는 수출이 늘어야 한다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 비해 올해 수출 사정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약 683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역사상 최고의 수출액이다. 올해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바로 그다음 해이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쉬어가는 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좀 더 최근 통계를 살펴보자. 2018년에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초과한 이후 내리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해 2020년에는 5125억달러로 15.3%의 큰 폭의 감소가 있었던 경험이 있다. 이는 2018~2019년 사이 미·중 간 고관세 부과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고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일시 중단된 점도 다른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에는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로 뛰어올랐다. 2021년 6444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선진국들이 코로나에서 빨리 벗어남으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증가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2023년 8월 말 기준으로 4096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20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게 되면 6000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이 수치가 적은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입이 증가해 작년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상황에서도 수출만큼은 6000억달러 이상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산업 생산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수출 총량 증감으로 인해 우리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수출이 잘되지 않을 때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 특히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것은 기업과 국민들의 생활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는 우리 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대한 해야 할 것이다. 이에 간단히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최대한 늘려야 할 것이다. 수출 관련 대출과 보험을 대폭 늘려 수출기업의 재무 상황을 개선해주고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여줘야 한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좋아질수록 그리고 수출 보험이 많을수록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야 한다. 건설, 플랜트, 선박, 원전뿐만 아니라 관광, 숙박, K문화, 디지털 상품 등 새로운 수출산업을 개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 기업의 해외 자회사에 법인세 면세 정책을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정책은 두 가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단기적으로 국내 모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 매출을 이전시키는 유인책이 되어 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국내로 회귀되는 해외 자회사의 법인소득은 장기적으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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