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법적 보호 실태는?

이은지 2023. 10. 18. 17: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3년 10월 18일 (수요일)

■ 대담 : 박기태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해외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법적 보호 실태는?

#이민 #해외체류 #재외국민 #범죄 #변호사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사건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파일은 '재외국민' 관련 내용입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적인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해외에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보호 노력도 매우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재외 국민들이 여러 국가에서 생활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에 맞는 충분한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러한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박기태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지난주에 베트남 형사 절차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오늘은 재외국민에 대한 법적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죠?

◆ 박기태 변호사(이하 박기태)>  얼마 전 중국에 진출하여 활동중이던 축구선수 손준호가 뇌물수수 혐의로 출국 직전 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고, 현재까지 4개월 넘게 구금 상태에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혐의가 있는 것인지,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접견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언론에 많이 화제가 된 사건이니만큼, 외교부 장관이 직접 언급하고 영사 조력을 하여 영사 면담 등을 진행중이긴 합니다만, 이역만리 타향에서 언어도 잘 모르고, 법적 절차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구속되어 수사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외국에서 문제가 생긴 상황은 이 뿐이 아닙니다. bj아영이라는 인플루언서가 캄보디아에서 사망하여 발견되었는데, 밝혀진 여러 정황에 따르면 구타 흔적 등이 있어서 폭행이나 강간, 상해치사나 살인 등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역시 타향에서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는지 알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이 건 또한 큰 화제가 된 건이니만큼 영사조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 이승우 > '영사 조력'은 무엇인가요? 어떨 때 영사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박기태 > 영사조력이란 사건·사고로부터 재외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제공하는 도움을 의미합니다. 드라마 카지노에 나오는 손석구가 영사조력을 제공하는 치안영사인데요, 현직 경찰관이 외교부에 파견되어 외교관 신분으로 해외 공관에서 근무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법인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이 2021년에 처음 시행되었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겪은 재외국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근거 법령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원과 예산의 문제 뿐 아니라, 근거 법령도 없고 가이드라인도 부족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기자에게 현지 영사가 "영사의 조력 범위가 어디까지여야 하나요? 현지 변호사 역할이라도 할까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 등, 실제로 법령이 없고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업무 지침'이 있을 뿐이었는데, 지침 역시 추상적이고 모호하고 이에 대한 예산도 거의 편성되지 않았던 상태였습니다. 

◇ 이승우 > 해외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구금을 당했을 때, '영사조력'이 너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박기태> 국가는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에 따라 국가는 개인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헌법은 국토 내에 있는 사람이건 밖에 있는 사람이건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국가는 당연히 재외국민의 권리,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 줄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모든 위대한 국가는 자국 국민의 보호를 잘 하는 국가입니다. 로마 시민은 당시 알려진 세계 어디를 가도 그 안전을 보장받았고, 미국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등의 영화를 보아도 알 수 있듯 한 사람의 국민을 구하기 위해 다른 희생을 불사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것들이 실제로 잘 이루어질지는 별개 문제로 하고, 적어도 국가가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는 당위, 그리고 사람들이 내 국가가 나를 보호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재외국민 보호를 잘 하는 나라가 강대국이고 선진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이승우 >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라도 영사조력을 통해 보호해줘야 하는 걸까요?

◆ 박기태>  2004년에 일어난 '장미정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는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되기도 했는데요, 금광 원석이 담긴 가방을 운반해 달라는 부탁에 운반했는데 알고 보니 코카인이어서 카리브 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사건입니다. 장미정 씨가 잘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통역제공이나 서류 전달 등 기본적인 법률 조력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 분명해서 많은 비판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범죄자일지라도, 당연히 법률에 따른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 형사법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만약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라고 그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억울한 사람을 만들 수 있고, 그 사람이 저지른 범죄 이상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라도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법률에 따라 죄로 규정된 경우에만 처벌받는 죄형 법정주의, 법률과 적법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 보안처벌,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할 적법 절차의 원리(헌법 제12조 1항) 등이 규정되어 있는 것이고, 그 어떤 흉악한 범죄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헌법 제12조 4항)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범죄자도 당연히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 이승우 > 그러면 영사조력법 이후에는 재외국민 권리가 잘 보호되고 있는 건가요?

◆ 박기태>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중국의 예를 들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중국에서 행방불명된 한국인은 261명에 이르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내 재외국민 사건사고 피해자는 총 3200명에 달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거법령이 정해지기는 했지만 재외국민을 위한 적절한 보호체계가 아직 부족하고, 예산이나 인원, 경험도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특히 구속되거나 한 경우에는 현지 변호사를 통해 대응해야 할 문제가 있어도 한국의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 이승우 > 오늘 '재외국민 보호와 영사조력'에 대해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이런 문제를 겪으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청취자분들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기태>  흔히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성매매를 했는데 미성년자 성매매라고 갑자기 구속한다다는, 즉 갑자기 가해자가 되는 이야기도 있고, 반대로 외국에서 폭행이나 강도, 성범죄를 당했는데 현지 경찰이 거의 돕지 않는 즉 피해자 입장에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법률 문제를 겪으면 현지 사법당국에 영사 보호를 먼저 요청하셔야 합니다. 현지 사법당국은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의거하여 귀하가 우리 관할 공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할 의무가 있지만, 요청하지 않았는데 임의로 영사관에 알리는 경우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특히 언어를 모를 경우에는 섣불리 대응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영사관에 알려야 합니다. 영사관에 범죄 혐의에 관한 것을 숨기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최대한 솔직하게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되, 국내 법무법인과 협약이 되어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고, 사건의 진행 사항을 보고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아닌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 진행하는 경우, 외국에 있는 사람의 신변이나 소식 등을 알기 어려워 심리적으로 힘든 경우들이 많으므로, 한국 법무법인과 협약이 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는 저희 법승을 비롯하여 많은 법무법인에서 해외 변호사들과 MOU등을 체결하고 함께 일하고 있으므로 이런 곳을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박기태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기태>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