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The 경기패스’ 출시...사용 금액의 20~53% 환급
청년 19~39세로 늘리고, 어린이·청소년도 혜택
‘최대 월 60회’ 한도도 풀어 무제한으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정기권 방식
“요금 체계 서로 다르고 지역 넓어 환급 방식 유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월 6만5000원에 지하철과 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한강에서 운항을 시작할 리버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내년에 선보이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지사가 대항마로 ‘더(The) 경기패스’를 내놓았다. 경기도는 오 시장이 기후동행카드 도입 계획을 발표하자 사전에 협의가 부족했다며 ‘유감’을 표명했었다.
김 지사는 지난 1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관련해 경기도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전 도민에게 이용한 교통수단의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주는 ‘The 경기패스’ 사업을 내년 7월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기후동행카드보다 ‘The 경기패스’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동행카드보다 월등한 ‘The 경기패스’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The 경기패스는 경기도민이면 연령 제한 없이 어떤 교통수단이든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역버스나 신분당선도 다 포함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와 민자로 지어져 요금 체계가 다른 신분당선은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없다.
경기도가 내년 7월 도입하는 The 경기패스는 정부가 같은 시기에 시작하는 ‘K-패스’ 혜택을 확대한 것이다. K-패스는 월 2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20~53%를 월 최대 60회까지 환급해주는 교통카드다. 거주 지역에 관계 없이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국민은 20% 환급해주고, 청년(19~34세)는 30%,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은 53.3%를 환급해준다.
The 경기패스의 환급률은 ▲일반 도민 20% ▲청년 30% ▲저소득층 53.3%로 K-패스와 동일하다. 다만 청년 연령 기준을 19~39세로 5세 연장했다. 경기도는 K-패스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청소년에게도 교통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K-패스는 대중교통을 한 달에 61번째 이용했을 때부터는 요금 환급을 받지 못하지만, 경기도는 ‘무제한’으로 풀었다.
The 경기패스의 구조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다르다. 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을 한 달간 6만5000원에 제한 없이 이용하는 ‘정기권’이다. 지하철·버스 요금을 고려하면 대중교통을 40회 이용할 때부터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범위는 서울시 내로 한정돼 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수도권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인천시·경기도와 협의 중이다. 오 시장은 TV 인터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100만명 정도의 경기도민이 혜택을 받기 바란다”며 김 지사를 압박했다. 또 서울 버스를 경기도 김포·동탄으로 보내 경기도민 출근을 돕는 ‘서울동행버스’에도 기후동행카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 지사가 경기도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할 때 많이 이용하는 광역버스를 타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The 경기패스’를 꺼낸 셈이다.
경기도 대중교통체계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서울시·인천시는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협의하면 되지만, 경기도는 버스가 준공영제 체제가 아니어서 각각 협상해야 한다. 버스가 2000개 노선에 1만대 정도에 달하고, 각 기초지자체와 협의해 비용 분담 비율을 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경기도는 처해 있는 여건 상 환급 방식인 The 경기패스가 기후동행카드 같은 정기권 방식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경기도는 일반 시내버스, 광역버스, 심야버스, 신분당선 등 대중교통 수단과 요금체계가 서로 다르고, 지역이 넓어 거리비례제가 적용된다”며 “정기권 방식보다는 환급 방식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대다수 교통 전문가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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