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단위로 車 빌려 타는 ‘쏘카플랜’… 고객 반응 좋은데 실적에는

김송이 기자 2023. 10. 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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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3분기 ‘적자 전환’ 추정
”차량 매각 이익 줄어든 영향”
쏘카 “장기적으로 매각보다 플랜 이익”

지난해 창사 이후 11년 만에 연간 흑자를 기록한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월 단위로 차량을 빌려쓰는 쏘카플랜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들이 쏘카플랜에 맞대응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쏘카플랜./쏘카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쏘카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1131억원, 26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4%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다는 것이다. 실적 추정치 등을 하향함에 따라 목표주가도 기존 2만5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쏘카 공모가(2만8000원) 대비 32% 하락한 수준이다.

3분기 영업손실 전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쏘카플랜’ 서비스 확장이 꼽힌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쏘카플랜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중고차 매각 이익 감소에 따른 일시적 실적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3분기에는 유명배우 탕웨이 광고모델 섭외에 따른 마케팅 및 주식 보상에 대한 비용도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쏘카플랜은 원하는 차종을 최소 한 달부터 최대 36개월까지 자유롭게 대여할 수 있는 월 단위 대여 상품이다. 쏘카는 올해 하반기 쏘카플랜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면서, 3분기 기준 전체 차량 보유 대수 2만1000대 가운데 3000대를 쏘카플랜 서비스에 투입했다. 쏘카는 연말까지 쏘카플랜에 투입되는 차량 규모를 60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플랜을 확대하며 “쏘카는 최소 10분 단위부터 한 달 단위까지 차량을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며 “쏘카플랜을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차와 중장기 대여 시장에서도 고객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대기업들이 쏘카플랜과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SK렌터카는 최근 1개월 단위로 이용 가능한 온라인 전용 렌터카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도 법인 대상 월 단위 렌터카 상품이 있었는데, 적용 범위를 개인 고객으로 넓힌 것이다. 기존 보유 차량을 활용해 대여 기간만 조정한 서비스로 중소기업적합업종 위반도 피한 상태다.

티맵모빌리티도 이미 지난 3월부터 월 단위 렌터카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최소 1개월에서 12개월까지 유연하게 차를 빌릴 수 있다. 모바일 티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과 가격을 조회할 수 있고 별도 상담 과정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제 다음날 바로 출고가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쏘카플랜의 확대로 쏘카 스스로 정립한 정체성도 흐릿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쏘카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롯데렌탈, SK렌터카 등 국내 주요 렌터카 업체를 ‘피어그룹(비교집단)’에서 뺐다. 박재욱 쏘카 대표가 직접 “(카셰어링과 렌터카는) 이익 구조가 다르다”고 말하며 렌터카 업체와 선을 그었는데, 쏘카플랜 확대로 쏘카와 렌터카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쏘카 관계자는 “기존대로라면 성수기가 끝나고 차량을 매각해 수익을 냈겠지만, 차량 매각 기간을 미룬 데 따른 감가보다 쏘카플랜 운영으로 얻는 수익이 더 크다”면서 “매각을 통해 단기적 이익을 얻기보다 매출 규모 확대를 쏘카플랜에 투자하고 있다. 이익을 최대화한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쏘카플랜의 성과는 긍정적이다. 쏘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쏘카플랜의 누적 계약 건수(올 6월 말 기준)는 3만470건이다. 20대(25.7%), 30대(25.2%), 40대(30.3%) 순으로 이용자가 많았다. 출퇴근 목적과 자차 구매 전 차량으로도 활용하는 사용자가 많은 영향이다. 쏘카는“구체적인 규모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쏘카플랜 계약 건수가 상반기보다 몇 배는 더 늘어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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