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하드?…'500명 사망' 가자 병원 폭격 누가 감행했나(종합)

이스라엘 "공습 맞다면 폭발 현장에 구덩이 생겼을 것" 거듭 부인
팔레스타인 측 "수제 로켓이 어떻게 건물 전체 파괴시키나"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대규모 폭발 사건이 발생해 부상을 당한 주민이 이송되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가자지구 병원 공습 사태로 최소 5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폭발이 일어난 병원 현장 인근에 구덩이(crater)가 생기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IDF는 전날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병원 공습 사태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IDF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엔 일반적으로 땅에 큰 구덩이가 생겨 흔적이 남는데, 폭발이 일어난 병원 현장 인근엔 구덩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는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IDF는 자신들의 공격이 사실이라면 주차장이 불에 타고 주차장에 지붕 파편 등이 날라다니지 않고, 대신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보건 당국은 영상을 통해 폭발이 발생한 이후의 병원 인근 주차장 현장 등을 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병원 폭발 현장 인근에 분화구가 남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병원 공습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앞서 전날 오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한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최소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갈무리

영상들을 보면 폭발로 날아간 병원 지붕 파편들이 인근 건물의 지붕 등에 떨어져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건물들은 대부분 파괴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모습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가자지구 병원 공습 사태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닌, 하마스 외 또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로켓 발사 실패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와 PIJ가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에 미사일을 집중 발사한 시각에 마침 병원 포격이 발생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병원 공습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리숀 레지욘과 페타크 티크바, 브네이 브락 등 주요 도시에서 미사일 공습 경보가 울려퍼지고 있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반면, 이날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는 "시온주의 적(이스라엘)들은 포격으로 저지른 잔인한 학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은 아랍 국립 병원을 포격하고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며 자신들이 저지른 잔인한 학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들이 제기한 비난이 거짓이며 근거가 없음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측도 병원 폭격은 "끔찍한 학살"이라며 이스라엘 공습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가자 지구 알 알리 병원에 내려진 공습으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하자 18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또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전 대변인 크리스 거니스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가자의 수제 로켓이 건물 전체를 파괴하고 500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심지어 유엔 기관들을 상대로까지 허위 정보를 유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자 병원 공격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점을 부인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세프 아부 알리쉬 가자지구 보건부 차관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저녁에도 가자시티 소재 알 알리 아랍 병원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포격을 받았다며 이번 공습도 이스라엘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알리쉬 차관은 포격 발생 하루 만에 이스라엘 군으로부터 "포탄 두발로 경고했다. 즉각 대피하라"는 전화를 병원장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포탄으로 경고를 받는 곳은 가자지구뿐"이라고 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시티에 있는 알 알리 아랍(al-Ahli Arab)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최소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병원에는 수백 명의 환자와 부상자 그리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