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대학살 끔찍"…가자지구 병원 공습에 국제사회 분노

이소현 2023. 10. 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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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중 가자지구의 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는 소식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전쟁 중에도 국제인도법에 따라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데 교전과 아무 관련이 없는 여성, 어린이, 피란민 등이 대거 포함된 폭격에 분노가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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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치료뿐 아니라 피난처였던 병원 폭발
교전과 관련 없는 피란민 등 500여명 사망
국제기구 "전쟁범죄…민간인 표적 중단" 촉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중 가자지구의 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는 소식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전쟁 중에도 국제인도법에 따라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데 교전과 아무 관련이 없는 여성, 어린이, 피란민 등이 대거 포함된 폭격에 분노가 들끓었다.

18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가운데 집을 떠난 팔레스타인인들이 피신할 곳을 찾고 있다.(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병원에 대한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곳은 환자와 의료진, 간병인, 피란민들이 있던 시설”이라고 비판했다. 알아흘리 병원은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할 뿐 아니라 집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피난처 역할까지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의 알아흘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시리아 내전 등 그간 전쟁에서 병원을 폭격한 사례는 다수 있었지만, 이번만큼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은 처음이다.

WHO는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지역 내 병원 20곳 중 하나”라며 “입원 환자들의 위중한 상태와 구급차·인력·병상 수용력 등을 고려할 때 대피령을 따르는 것은 불가능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WHO는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취소하고 민간인과 의료 시설에 대한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WHO는 “국제인도법이 준수돼야 한다”면서 “이는 의료 서비스가 보호돼야 하고 결코 공습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한 부상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일제히 이번 공습을 전쟁범죄 정황으로 보고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규탄 대상은 특정하지 않았다. 모두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을 비롯해 이른바 ‘전쟁법’으로 불리는 국제인도법 체계 준수를 촉구했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은 전쟁에서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살상을 금지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제네바협약 비준국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의 죽음이 경악스럽다”며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 인도주의법에 따라 보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대학살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 모르지만, 폭력과 살인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시설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폭격으로 무너진 알아흘리 병원을 운영하는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적 비난과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며 “헌신적인 직원들과 연약한 환자들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애도하며 연대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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