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공습 500명 사망"…곳곳에서 규탄 시위 확산

<앵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서, 5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과 이스라엘이 서로 상대방 소행이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과 레바논 등에서는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가자지구 북부의 한 병원이 무너진 채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구급차가 긴급하게 오가고 부상당한 사람들이 옮겨집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현지 시간 17일 밤 가자지구의 알아흐리 아랍병원이 공습을 당해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병원 대학살'이라고 비판했고 WHO 세계보건기구도 전례 없는 만행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아메드 알만다리/WHO 중동 담당 : WHO는 알아흐리아랍 병원 공격을 강하게 규탄합니다. 병원은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들을 데리고 운영 중이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폭격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병원에 떨어진 로켓탄 궤적을 볼 때 근처를 지나던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의 불발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다니엘 하가리/이스라엘군 대변인 : 이스라엘군 운용시스템 분석을 통해 병원을 공격한 로켓은 가자지구 내 테러리스트가 발사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란 테헤란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영국과 프랑스 대사관 앞에 모여 대사관 벽에 달걀을 던졌고 레바논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도 시위가 벌어져 이들을 향해 최루탄이 발포되기도 했습니다.

[시위대 : 우리는 아랍인들을 깨우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해방 시켜라. 이제 깨어날 시간이다!]

아프라키연합은 이스라엘의 행위가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고,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례 없는 잔혹함을 멈추기 위해 모든 인류가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