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광주 이정효 감독 "시끄럽고 야단스럽게 파이널A에서도"
[용산=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주목받았다.
이정효 감독은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주장 안영규와 함께 참석해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이정효 감독과 광주는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뒤 승격 첫 시즌 만에 파이널A 무대를 밟게 됐다.
광주는 15승 9무 9패, 승점 54점으로 리그 3위에 위치했고, 선두 울산현대, 2위 포항스틸러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포항과의 격차는 승점 4점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정효 감독은 "팀, 선수, 저 역시 성장했다"며 "여기에 오르기까지 상당히 야단스럽고 시끄러웠다. 파이널A 무대에서도 시끄럽게 하고 싶다. 어디까지 오를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매 경기 시끄럽게 하겠다. 경기장에 오신 팬들이 즐겁고 시끄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화끈한 언변으로 유명한 이정효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파이널A 팀 중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팀'에 대한 질문에 대구FC를 꼽았다. 이정효 감독은 "대구다. 원정 경기이고 우리와 스타일이 반대다. 또 홈에서 두 번 다 이기지 못했다. 대구를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다가가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진을 두고는 또 한 번 대구를 지목했다. 이정효 감독은 7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으나 결기력에 있어 아쉬움을 남겨 경기 후에도 분노에 찬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힌 바 있다. 이정효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대구전 내 눈에서 레이저가 나갔다. 당연하다 생각한다. 3골을 넣고 3골을 먹혔다. 마지막 골을 넣어 승리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더러웠다. 이런 경기를 수도 없이 치를텐데 다음부터는 이런 경기 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에게 크게 질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옆에 있던 안영규는 "경기를 하면서도 걱정했다. 너무 크게 질타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만큼은 아니었다. 감독님께서 운동장에서 크게 표현하시나 끝난 뒤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괜찮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근호를 향해 선배 지도자로서 조언을 할 때도 시원한 입담을 자랑했다. 이정효 감독은 "나처럼 하지 않으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 뒤 "본인의 색깔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캐릭터를 확실하게 가져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을 건넸다.
이정효 감독을 향한 개인 질문도 있었다. 승격 첫 시즌에서 호성적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이게 현실이다. 광주는 이곳(파이널A)에 오면 안되는 거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선수들에게 자극을 줬던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들과 시즌 전에 K리그1에서 도전해보고, 부딪히고 싸워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공격 상황에서 강한 압박과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 이정효 감독은 포지션에 구애없는 자유로운 공격 속 세밀한 전술 체계를 잡으며 K리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승격 첫 시즌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상위권에 위치했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9월까지는 10경기 5승 5무 무패를 달리며 더웠던 여름 가장 좋은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는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선두권을 위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21일 홈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울산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인천유나이티드, 대구, 전북현대, 포항 차례로 만난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