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아나운서, 가성비로만 단정할 수 없는 ‘야누스’의 매력[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3. 10.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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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예능 ‘위대한 가이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MBC에브리원



방송사의 직원인 아나운서가 자사의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받는 출연료는 저렴하다. 최근 MBC는 그 출연료가 ‘4만원’이라고 공개되기도 했다. 보통 방송사에 있던 아나운서가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프리랜서 선언을 고민하게 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물론 월급이 있지만, 예능의 경우 함께 출연하면서 다른 이들이 받는 수십, 수백 배의 출연료를 그냥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나운서의 예능 도전은 방송사로서는 극상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효율을 기할 수 있는 전략이고, 아나운서에게도 대중에게 눈도장을 받을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나운서의 ‘딴 마음’을 키우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나운서 출신 엔터테이너를 꼽으라면 단연 MBC 김대호 아나운서를 꼽을 수 있다. 2011년 입사해 이제 13년 차를 맞은 차장인 김대호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국의 유튜브를 통해 독특한 생활상과 캐릭터가 인정받은 후 현재는 아나운서 못지않게 예능인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MBC 김대호 아나운서 MBC에브리원 예능 ‘위대한 가이드’ 출연 주요장면. 사진 MBC에브리원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서울 북한산 어귀의 단독주택 생활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그는 그 캐릭터를 이어 ‘구해줘 홈즈!’에서 ‘집 보러 왔는대호~’ 코너를 진행 중이다. 이윽고 그는 MBC에브리원 예능 ‘위대한 가이드’를 통해서는 예능 고정 자리를 꿰찼다. 그는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가 가이드하는 이탈리아 여행에 배우 고규필, 가수 겸 배우 윤두준, 가수 조현아 등과 함께 했다.

물론 출연료 4만원에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면모가 방송가 주목의 이유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예능 욕망’이 있는 그동안의 아나운서들과는 조금 다른 결이 있다. 주로 예능 MC나 패널을 통해 존재감을 키웠던 김성주, 전현무, 한석준, 장성규 등 아나운서와 달리 김대호 아나운서는 리포터나 리얼리티 예능의 형식으로만 대중을 만났다.

거기에 그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일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대한 가이드’에서도 조금 드러났는데, 그는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자신이 ‘반유럽파’라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아나운서 월급을 모아 긴 여행을 떠나는 김대호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대자연이 있는 곳이나 극한의 오지 등만 골라서 다닌 경력이 있다. 분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보여주기식 여행과는 거리가 있었고 그의 그런 취향은 ‘위대한 가이드’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스스로 선입견이었음을 반성하게 하는 과정도 있었다.

6년 동안 MBC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 ‘오늘 저녁’을 진행한 김대호 아나운서(가운데). 사진 MBC



기본적으로 김대호 아나운서는 예능에서 자유롭다. 굳이 자신의 생활방식을 강요하지 않지만, 자신의 루틴이 침범받는 일도 즐기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에서 집 안에 수영장을 만들고 보양식을 만들며, 울릉도에 집을 구하는 일은 모두 그의 바람에서 비롯됐다. ‘구해줘 홈즈!’에서도 자신의 취향이 확고한 편이다.

반면 직장인으로서의 김대호 아나운서는 원칙이 확고하다. 이는 6년 동안 출연한 ‘생방송 오늘 저녁’에서의 근면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김대호 아나운서의 마지막 활약은 이번 주 ‘나 혼자 산다’에서 보일 예정인데, 그는 방송 앞에서는 원칙주의자인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김대호 아나운서의 활약을 ‘가성비’로 뭉뚱그려 볼 수는 없다. 분명 그는 독특한 캐릭터고, 또 방송에 있어서는 ‘프로’이기도 하다. 한없는 자유와 한없는 원칙을 한 몸에 동시에 지닌 캐릭터는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야누스’적인 매력이 지금 방송가가 김대호 아나운서를 강하게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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