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이스라엘 전쟁 범죄” vs 이 “지하드 로켓 오발” 진실게임
CCTV, 드론 사진 등 제시
지금까지 하마스 로켓 450발 오발
팔 “이스라엘 거짓말”
병원 근처 하마스 기지 공격 주장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 군 분석 결과 가자지구 내 테러리스트들이 일제히 사격한 로켓들이 알 아흘리 아랍병원이 폭발했을 당시 병원과 아주 가까운 곳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하마스 대원 둘 사이 대화도 공개했다. 감청을 통해 확보했다는 녹취록에는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이 알 아흘리 병원에 잘못 떨어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IDF가 같은날 X에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가자지구에서 발사돼 이스라엘 방면으로 향하던 로켓은 섬광과 함께 돌연 궤도를 반대 방향으로 틀더니 잠시 뒤 폭발을 일으킨다. 로켓의 모습은 이후 관측되지는 않는데, 5초 뒤 지상에 작은 폭발이 발생하고 7초 후에는 첫 폭발 지점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더 큰 폭발이 일어난다. IDF에 따르면 큰 폭발이 알 아흘리 병원 인근 폭발이다.
IDF는 그동안 군이 포착한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발 CCTV 영상도 공개했다. 가자지구 시내에서 발사된 후 공중에서 궤도가 반대로 바뀌어 가자지구를 타격하는 영상 등 5개다. IDF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의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사한 로켓 가운데 약 450발이 가자지구 안쪽으로 떨어져 주민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밝혔다.
IDF는 드론 사진을 통해서도 이스라엘의 로켓 공격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IDF는 폭발 전과 후 알 아흘리 병원 지대를 제시하고, 로켓 폭발로 인한 ‘크레이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스라엘의 ‘고성능’ 로켓은 목표 지점을 타격하면 예외없이 크레이터가 남는다는 설명이다.
팔레스타인은 정파와 무관하게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섰다. ‘주범’으로 지목받은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박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날 “이스라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스라엘이 평소처럼 거짓말을 조작해 병원 폭격에 따른 잔혹한 학살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UN) 팔레스타인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폭발을 일으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만수르 대사는 이어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이 ‘알 아흘리 병원 주변에 있는 하마스의 기지를 이스라엘이 공격했다’고 X에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며 “우리는 그 사본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미국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알 자지라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을 은폐하도록 했다. 미국도 병원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진실게임은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가자지구 내에서 발생한 폭발이라 지금처럼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해명해야 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최근 UN의 가자지구 내 피란민 대피용 학교를 공격한 점은 상황을 불리하게 만든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 아흘리 병원은 IDF가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20개 병원 가운데 한 군데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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