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담 완화”…금감원, 감사보수 투명성 높인다

18일, ‘4대 대형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 간담회’ 열어
보수 정보 제공, 부대비용 청구 명세서 제출 해야

금융감독원과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은 기업의 외부감사 부담을 완화하고자 감사보수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8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4대 대형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감사업무 관행 개선방안’을 내놨다. 4대 회계법인은 이번 개선방안을 올 11월까지 반영할 계획이다.

장석일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는 엄정하게 진행하되, 외형 확대와 높아진 사회적 역할에 걸맞게 감사 계약·업무 과정에서 기업에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4대 대형 회계법인이 모범 선례가 되어 전체 회계업계의 선순환을 유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우선 감사보수 산정의 투명성을 강화한다. 지금까지 기업은 직급별 감사 시간, 시간당 임률 등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감사보수를 협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 4대 회계법인은 감사 계약에 참여하는 공인회계사의 직급별 감사 시간, 시간당 임률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일관성 있게 감사보수를 책정하고자 내부 기준을 마련·운영할 예정이다. 감사보수 환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금까지는 감사 시간이 줄어도 실제로 환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감사 계약 때 환급 규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예상 투입 시간과 견줘 실제 감사 시간이 감소하면 적극적으로 환급하도록 했다. 

부대비용을 청구할 때 적절성도 검토한다. 기업은 감사보수 외에도 여비 등 부대비용을 지급하지만, 회계법인이 세부 명세를 제공하지 않아 협의가 어렵다는 불만이 있었다. 개선방안이 시행되면 4대 회계법인은 부대비용을 청구할 때 명세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부대비용으로서 성격이 명확하지 않으면 금액을 청구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 부대비용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외부감사 과정에서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회계법인이 합리적 이유 없이 관계사의 보유자산에 대한 외부 평가를 요구하고 친분 있는 특정 기관의 선임을 유도한다”고 했다. 앞으로 4대 회계법인은 외부 평가 등을 요구할 때 필요성을 기업에 자세히 설명하고 이를 감사조서에 문서화한다. 또 외부 평가 재요구 또는 포렌식을 요구할 때는 회계법인 내 품질관리실과 사전 논의하도록 개선한다. 이외에도 수준 높은 감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매출·매출원가 등 중요 계정과목에 저년차 회계사 배정을 제한한다. 또 수습·저년차 회계사에 교육을 강화하고 특정 기업에 수습 회계사가 편중되지 않도록 힘쓴다. 

금감원은 개선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관행 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외부감사 관련 부담을 완화하고,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법인의 책임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