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엮이면 쉬운 게 없어”…나스닥 황제株마저 못버텼다
美 수출규제·中내수위축 ‘이중고’
저사양 AI칩 수출도 막힌 엔비디아
투자자 집중 매도에 한때 5% 급락
테슬라, 화웨이 전기차 공세에 고전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4% 대로 내려앉으면서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압박이 떠오른 데다 중국이 자국 산업 지원을 통한 저가 공세와 애국 소비 운동을 동원해온 탓에 매출 불확실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규제 뿐 아니라 시장 수요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기업들 최근 분기 실적을 넘어 앞으로의 사업 성장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이들 기업이 중국 매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AI 대장주로 통하는 엔비디아(NVDA) 주가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4.68% 떨어져 올해 8월 9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도 2% 넘게 떨어지는 등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회사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33억 달러(약 72조2748억 원) 줄어든 결과 총 1조8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 종목 30개를 담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하루 만에 시장 가치가 약 730억 달러 쪼그라 들었다.
상무부는 기존 수출 통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도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두 칩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과 H100의 성능을 낮춘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강화된 새 통제 조치에 대해 “단기적으로 재무 실적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정부에 “이번 조치는 제품 개발 시기와 기존 고객 지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규제 비적용 지역 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
블룸버그 데이터를 보면 엔비디아의 중국(홍콩 포함) 매출 비중은 약 21% 다.
전체적으로는 퀄컴(약 64%)이나 브로드컴(35%), 인텔(27%)보다 낮지만 엔비디아는 고수익 사업인 AI 반도체 부문에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상무부 조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회사는 고사양 H100 칩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기업이 됐고, 미국 정부가 작년 10월부터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수출을 통제해온 데 대응해 중국 수출용 저사양 H800을 출시해 수익을 내왔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21일 뉴욕증시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 신차 주문이 쇄도한 탓에 출고 지연에 따른 보상금까지 지급한다는 발표를 냈다고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아이토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M7 은 출시 한 달 만에 6만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들었다. 회사는 주문 취소를 막고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보상금으로 하루에 200위안씩 최대 1만위안(약 185만원)을 주문자들에게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미·중 첨단 기술 갈등 한 가운데 선 상징적인 기업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12월 중국 전기차 기업 싸이리스와 손잡고 아이토 생산에 나섰다. 화웨이는 테슬라를 겨냥해 M7에 4차원 이미지 레이더를 비롯해 자율주행 플랫폼, 차세대 네트워크(5G) 연결망 뿐 아니라 화웨이 독자 운영체제(OS)인 훙멍 시스템을 적용했다.
화웨이 M7 전기차 출시에 앞서 테슬라는 중국에서 이미 중국 기업 비야디(BYD)에 판매 실적 1위 자리를 내 준 바 있다.
지난 주 중국 승용차협회(CPCA) 발표를 보면 중국에서 9월 한 달 동안 팔린 순수전기차(BEV)는 50여만 대를 기록해 연간 9.4% 증가했지만 테슬라의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7만4073대)은 연간 10.9% 줄었다.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3 생산 변경 사향에 따라 상하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여파라고 설명했지만 월가에서는 중국산 저가 공세와 테슬라의 가격 할인에 따른 이윤 감소를 주가 하방 압력으로 꼽는다. 테슬라는 18일 뉴욕증시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데이터분석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출시 후 17일간 기준 아이폰15의 중국판매는 아이폰14 때보다 4.5% 줄었으며, 2~3주 앞서 출시된 화웨이 신형 메이트60프로는 자국 내 인기에 힘입어 올해 500만~6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제프리스 증권은 “화웨이는 올해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이트60 열풍에 힘입어 애플을 앞질렀으며 초기 추정이 맞다면 아이폰 15판매량은 이전 모델보다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일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서 오포·비보 등 현지 브랜드가 본격 확장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악의 아이폰 판매실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다음 달 2일 뉴욕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훔치기 관행 등을 문제 삼은 가운데 중국은 산업 지원을 통한 저가 공세와 애국 소비 운동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자국 군무원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타지 말라고 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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