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냥이 간식 콕 집어줘"…빅데이터로 '펫팸족' 사로 잡았다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0.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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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용품시장 '펫프렌즈' 돌풍
IMM PE·GS리테일 2년전 공동인수
반려동물 나이·체중 등 니즈에 맞춰
3만3000여개 최적의 상품조합 추천
3년간 매출·거래액 4배 넘게 늘어
재구매율 88% 달해 경쟁사의 3배
주문 후 12시간 이내에 '총알 배송'
국내 반려동물 800만 마리 시대
비용 너무 비싸 보험가입 1% 안돼
내달 '월 7900원 보험' 출시 예정

반려동물 용품 사업에 빅데이터를 접목한 펫프렌즈가 쾌속 질주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30% 넘는 분기 성장률로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2021년 이 회사를 공동으로 인수한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GS리테일은 공격적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통해 펫프렌즈를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최애 브랜드로 도약시키는 데 성공했다.

펫프렌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92억원이다. IMM PE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상반기 매출과 비교하면 314% 늘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338% 증가해 597억원을 찍었다. 기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공헌이익률도 같은 기간 9%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와 자본시장 불안정 속에 경쟁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윤현신 펫프렌즈 대표는 "펫프렌즈는 PE 포트폴리오 기업으로서 성장과 수익성 개선 등 내실을 함께 다질 수 있었고, 이는 불경기가 본격화됐을 때 펫프렌즈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IMM PE의 투자 선구안에도 주목한다. IMM PE는 국내 펫 관련 용품 산업을 레드오션이 아닌 한창 커 나가는 시장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 근래 들어 금융위원회가 '반려동물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등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이다.

윤 대표는 "최근 정부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지난해 8조원에서 2027년 15조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펫프렌즈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현재 펫프렌즈는 국내 반려동물 인구의 약 7%만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펫프렌즈 구매 데이터를 통해 이 회사 고객층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펫프렌즈 고객층은 반려동물에게 지출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젊은 여성이 주를 이룬다. 전체 고객 중 54%가 20·30대 여성이다.

플랫폼 성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재구매율 또한 높다. 펫프렌즈의 1개월 이내 재구매율은 45%, 3개월 이내 재구매율은 78%, 1년 이내 재구매율은 88%에 이른다. 동종 업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2~3배 수준이다.

펫프렌즈는 트렌디한 상품을 빠르게 도입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펫프렌즈 매출에서 신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이는 생활용품 성격이 강한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서 높은 수치로 평가된다. 반려동물의 만족도에 관심이 많은 펫팸족의 마음을 사기 위해선 늘 최신성을 유지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펫프렌즈 경영진의 판단이다.

개별 반려동물 맞춤형 상품을 위해 빅데이터도 적극 활용한다. 고객 반려동물의 나이, 체중, 알레르기 정보 등 개별 니즈와 상황에 맞는 구매 데이터를 조합해 3만3000개가 넘는 상품 중 최적합 제품을 추천해준다. 펫프렌즈 측에선 제품을 단순 나열식으로 진열하는 대신 정교하게 큐레이션함으로써 '개견화(個犬化)·개묘화(個猫化)'를 이룬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쿠팡, 네이버 등 경쟁 업체와 차별화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펫프렌즈 측은 "100만건 반려동물 고객 정보, 고객 행동 데이터 8억건, 상품 속성 데이터 37만건, 구매 데이터 1700만건 등 고객으로부터 나온 정확한 데이터를 하나의 고객 ID로 집약해 국내 최대 반려동물 데이터 마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 재원을 갖춘 IMM PE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경쟁사와 구별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와 견줘 배송 속도도 빠르다.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전체 주문의 84%가 주문 이후 12시간 이내에 배송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속 배송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물류비 단가는 낮추고 있다는 부분이다. 펫프렌즈에 따르면 물류 입고부터 출고까지 보관·이송·분류·피킹 등 전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펫프렌즈의 공헌이익률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2019년 -15.5%에서 올해 8.5%, 2년 뒤인 2025년에는 17.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성 고객층을 늘리고 고객 만족도는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행 중이다. 먼저 올해 자체 모바일 커뮤니티인 '육아생활' 서비스를 론칭했다. 커뮤니티 기능으로 이용자들의 참여율을 높여 펫프렌즈의 고관여 고객층을 '찐팬(진짜+팬)'으로 만들고 '록인(Lock-in)'하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은 반려동물 키우기와 관련한 소소한 정보부터 직접 만든 능동적인 콘텐츠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여기서 펫프렌즈는 소비자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펫프렌즈 애플리케이션(앱)을 방문하는 고객의 약 15%가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게시물 수도 급증하고 있다.

획기적으로 가격을 떨어뜨린 반려동물보험 상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수는 800만마리로 추산되고 있지만 높은 보험료와 낮은 보장으로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1%에도 못 미친다. 펫프렌즈는 메리츠화재와 손잡고 펫보험 대리점(GA) '펫프 인슈어런스'를 설립해 월 7900원대 반려동물보험을 다음달 내놓는다. 이를 통해 전체 반려동물보험 시장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풍부한 반려동물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활용해 국내 유수 입점 파트너사들의 판매 촉진을 도울 데이터 분석 솔루션도 새롭게 선보인다. 고객 데이터를 95% 이상 확보한 건 국내 펫커머스 중 펫프렌즈가 유일하다. 펫프렌즈는 고객에 대한 광고·데이터 솔루션 판매, 제3자 물류 서비스 등 새로운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로 다각화하며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공헌이익을 개선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 대표는 "대기업과 사모펀드의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며 업계 리더로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며 "단순 이커머스를 넘어 반려동물 헬스케어와 라이프 시장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펫프렌즈는 올해부터 업계 내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갈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거래액 59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찍었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올해 7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치를 나타내는 MAU(Monthly Active User)는 35만명으로 업계 2위와 5배가 넘는 차이를 기록 중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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