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무조건 옳다"…자세 낮춘 尹대통령, '차분한 변화' 시동

박종진 기자, 안채원 기자 2023. 10. 18. 1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목포=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3.10.13.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새로 꾸려진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서는 "국민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드러난 민심을 의식하면서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특히 주 1회 고위당정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당정 정책 소통을 강화한다. 당에서 전하는 민심을 보다 기민하게 파악하고 현장 중심의 민생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국민 체감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4역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가졌다. 김 대표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도부 중 임명직 당직자들이 모두 사퇴하자 사무총장 등을 새로 선임하고 정책위의장도 의원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출했다.

尹 "민생현장 더 들어가" 소통 강조…고위당정도 주1회 정례화
윤 대통령은 이날 "지금 어려우신 국민들, 좌절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며 "당과 대통령실은 국민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를 위해서 당정 정책 소통을 더 긴밀히 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현안 위주로 비공개적으로 비정기적으로 열었던 고위당정회의를 주 1회로 정례화하자는 얘기를 제안헀었고 대통령 측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오찬이 끝난 뒤에는 용산 어린이정원을 함께 걸으면서 산책 나온 시민들과 환담하는 등 2시긴 30분가량 시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례 수석비서관회의도 청사 안이 아닌 용산 분수공원에서 열고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민 곁으로 다가가는 적극적 소통을 상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당 4역 오찬에 앞서 이날 참모들에게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민생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일련의 움직임은 선거 패배 후폭풍 속에 낮은 자세로 쇄신을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 참패 후 김대기 비서실장을 통해 당에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김기현 대표 체제'로 차분한 변화 추진…당장 인적 쇄신 어려워
핵심은 현장을 기반으로 대통령실과 당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해 궁극적으로 국민 소통 강화, 국민 체감 달성으로 연결 짓겠다는 목표다. 당 지도부와는 전날 국민통합위원회 만찬 행사에서 만났지만 이날 연이어 회동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팍팍해진 국민 삶에 (당정이) 분골쇄신해 민생을 더 세심하게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는 뜻"이라며 "정치에서는 '민심은 천심이다, 그리고 국민은 왕이다'라고 늘 새기고 받드는 지점이 있다. 이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단 김기현 대표 체제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면서 '차분한 변화'를 모색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당장 당이든 내각이든 대통령실이든 대대적 인적 개편을 할 수 없는 상황과도 맞물렸다. 당의 경우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면 비대위 체제가 유력한데 당장 당을 이끌어갈 대안이 모호하다. 더군다나 집권당이 정권 출범 첫해에 이어 이듬해까지 비대위로 간다면 총선을 6개월 앞두고 혼란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용산어린이정원 내 분수정원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16. *재판매 및 DB 금지

내각이나 대통령실은 곧 총선을 앞두고 퇴직하는 장, 차관과 고위 참모들이 있기 때문에 인사 수요가 생기지만 적어도 다음 달 이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인적 쇄신 문제는 당장 개각이나 그런 것을 지금 할 수도 없다"며 "국감 기간이고 좀 있으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 예결위고 (그래서) 지금 개각이나 그런 건 할 시점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타운홀 미팅 등 여러 형태로 정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소통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민생 최우선'이라는 윤 대통령의 정책 방향은 확고하지만 국민에게 전달이 잘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건의를 듣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