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이 안주 씹으며 … [떴다! 기자평가단]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10.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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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용 과자
게티이미지뱅크

'혼술족(族)'은 코로나19 이후 식품업계를 뒤흔든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퇴근길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챙겨 집으로 돌아가 넷플릭스와 함께 '혼술'을 즐기는 모습은 시대를 묘사하는 트렌드로 부상했다. 그만큼 날로 치솟는 외식물가 때문에 편하게 연락할 친구가 줄었다는 설명도 있고, 한편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혼자 지내는 법을 사람들이 터득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식품업계가 올해 들어 '안주용 과자'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안주용 과자'로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농심 '먹태깡', 오리온 '꼬북칩 매콤한맛', 해태제과 'The 빠새'를 선정하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식품사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친구처럼 여기도록 만든 과자다 보니 제품별로 우열의 정도는 근소했다. 네 가지 제품 모두 무난하게 즐길 수 있으니 각자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고 기자평가단은 입을 모았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제품은 롯데웰푸드의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이었다. 이 제품은 담백한 노가리에 매콤 고소한 청양마요 맛을 더해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충족하기 위해 기획됐다.

안병준 기자는 "노가리 맛이 느껴져 과자를 먹고 있는데 호프집에서 노가리를 먹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처음에는 어포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면서 마지막에는 달달한 맛도 나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김금이 기자 또한 "맥줏집에서 먹는 먹태 안주와 가장 유사한 느낌이라 중장년층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과자"라고 말했다. 다만 다소 맛이 심심하고 식감 또한 단단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홍주 기자는 "적당히 단단해서 씹을 때 식감이 좋았다"면서도 "다소 심심한 맛이라 중독성이 금방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 호평을 많이 받은 제품은 농심 '먹태깡'이었다. 지난 6월 출시된 뒤로 누적 판매량이 600만봉을 넘어서면서 식품업계에 '안주용 과자'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많은 먹태의 맛을 스낵에 접목했으며 먹태 특유의 풍부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정슬기 기자는 "단맛과 짠맛의 조화라는 표현을 과자로 만든 느낌"이라면서 "새우깡도 매운맛만 먹는 편인데, 먹태깡은 먹태를 떠올리고 먹다 보면 단맛이 생각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안 기자는 "처음에는 바삭하지만 마지막 질감이 이에 달라붙고 단맛이 많이 난다"면서 "칼로리가 다른 제품에 비해 유독 적어 왜 그런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다만 다소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 기자는 "짠맛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달착지근한 맛이라 중독성이 있고 술안주로 잘 어울린다"면서도 "먹다 보면 단맛 때문에 많이 먹게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좋은 평가를 얻은 제품은 오리온 '꼬북칩 매콤한맛'이었다. 고추장을 넣은 이 제품은 오리온이 직접 개발한 양념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감칠맛을 더했다. 개발 과정에서부터 겹겹이 배어든 양념과 어울리도록 각 겹의 두께를 세밀하게 조정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 기자는 "매운맛이 강해서 맥주가 저절로 생각난다. 맥주 마실 때 짭짤하고 매콤한 안주로 제격인 듯하다"면서 "손에 묻어 있는 가루까지 버리지 않고 먹게 되는 중독적인 맛"이라고 강조했다. 정 기자는 "기본적으로 꼬북칩의 모양과 바삭함을 따와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다"면서 "먹자마자 매콤하고 짠맛이 확 느껴졌다. 간이 세다 보니 가장 음료를 많이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안주용 과자를 먹을 때 주로 맨손으로 먹는 것을 감안하면 부스러기가 많이 생겨 다소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 기자는 "매콤하고 짠맛이 강해서 맥주와의 궁합은 좋았다"면서도 "꼬북칩 특유의 바삭한 식감이 강점이지만 부스러기가 많이 생겨 조금은 불편했다"고 전했다.

근소하게 낮은 평가를 받은 제품은 해태제과 'The 빠새'였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지난달 출시했는데, 새우 맛과 풍미가 진해지고 바삭한 식감도 더 살려 '안주용 과자'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새우 함량을 20% 이상 늘리고 반죽 단계에서 한 봉지당 생새우 4마리를 통째로 갈아넣어 영양 측면에서도 배려했다.

안 기자는 "맛이 강하지 않고 다른 제품에 비해 덜 짜게 느껴진다"면서 "상대적으로 얇으며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고 호평했다. 박 기자는 "새우의 맛을 살리면서도 감자칩처럼 얇은 칩이라는 점에서 개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기자는 "노가리칩과 식감이 비슷한데 더 얇고 바삭했다"면서도 "기존의 새우 과자보다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그게 다소 인공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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