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도시 울산의 힘 … 세계최초 수소전기트램 달린다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3. 10. 18. 1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소 에너지의 노면 전차
1호선 2029년에 개통 목표
3297억 투입해 총연장 11㎞
부산·경남 광역철도 연결 기대
도시 개발·재생사업의 기폭제로
울산시

6년 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세계 첫 수소전기트램(노면전차)을 울산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계획에 따라 트램이 운행을 시작하면 국내 7대 도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고 대중교통 수단이 시내버스밖에 없었던 울산에도 도시철도 시대가 열리게 된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울산 트램 1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낮은 경제성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으나 기재부 심의 막판에 울산시장이 직접 평가위원 앞에서 트램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노력한 끝에 기재부 문턱을 넘었다. 2021년 2월 예타 재조사에 들어간 지 2년6개월 만이다.

울산 트램 1호선 사업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국비 1978억원과 지방비 1319억원 등 총 3297억원이 투입된다. 운행 구간은 남구 태화강역에서 공업탑을 거쳐 신복로터리까지로 총연장은 10.99㎞다.

이 노선 정류장은 15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트램은 노선을 시속 60~70㎞ 속도로 주행한다.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노선 이동 시간이 40분 넘게 걸리지만 트램은 27분에 불과해 이동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 울산 대중교통의 해묵은 과제인 정시성이 확보된다. 대중교통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등 첨두시간(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간)에 시내버스는 교통체증 때문에 속도가 떨어지지만 트램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 정확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울산 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수소를 에너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수소를 에너지로 활용하는 트램 도입은 울산이 처음이다. 울산은 공단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지역이고 도심까지 수소 배관이 연결돼 수소 공급망도 안정적이다.

우려가 제기되는 수소 에너지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실증사업으로 해법을 찾는다. 트램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지난달부터 연말까지 태화강역부터 울산항역까지 4.6㎞ 구간에서 수소트램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총 2500㎞를 주행해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해본다.

수소트램은 배터리 방식인 일반 트램보다 운행 거리가 월등히 길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트램은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면 운행 거리가 35㎞지만 수소트램은 2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울산에 도입되는 수소트램은 전기 생산을 위해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대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 수소트램은 전기를 생산하면서 배기가스 대신 물을 배출한다. 미세먼지·소음·진동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다.

트램은 정체된 도시 개발과 도시 재생사업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울산 트램 1호선 노선 주변에는 10여 개 도시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트램이 운행되면 정거장을 중심으로 역세권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 세계 최초로 수소트램을 도입하는 것은 수소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울산이라서 가능한 것"이라며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면서 역세권을 중심으로 사람이 몰려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울산 트램이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광역철도망과 연결되면 동남권이 1시간 안에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생활권으로 묶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울산 트램이 시작되는 신복로터리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사업 노선에도 포함된다.

부울경 광역철도 사업은 부산지하철 1호선 종점인 노포동~양산 웅상~울산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KTX 울산역 등 총연장 48㎞ 철도를 건설하는 것이다.

지난 5월 정부의 예타 대상으로 선정돼 동남권 3개 지방정부가 초광역권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울산 트램과 광역철도가 완공돼 서로 연결되면 울주군 KTX 울산역에서 남구 태화강역까지 철도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울산에서 부산까지 기차와 지하철을 이용해 오갈 수 있어 동남권 철도 시대가 열리게 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 트램 예타 재조사 통과 직후 "울산 트램을 계기로 교통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정주 환경이 개선되고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가장 장기적인 초석을 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울산 트램 1호선 건설을 우선 진행하면서 2호선과 3호선도 차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