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부터 키움까지,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5팀[2023시즌 결산③]

이정철 기자 2023. 10.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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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모든 프로팀들은 우승을 꿈꾼다. 정규리그에서 1위를 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시리즈 1위를 노릴 수 있는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한 5개팀이 나왔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SSG 랜더스-두산 베어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전이 펼쳐졌다. 2023시즌 KBO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정규리그 종료 후 펼쳐지는 가을야구에 초대받은 팀은 LG 트윈스, kt wiz, SSG, NC, 두산이다. KIA,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는 정규리그와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숀 앤더슨. ⓒ스포츠코리아

외국인 투수 부진, 부상자 속출로 6위에 머문 KIA 타이거즈

지난해 5위로 5강에 턱걸이했던 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를 모두 교체했다. 놀린과 파노니가 각각 지난해 평균자책점 2.47(124이닝), 2.61(82.2이닝)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단이었다.

놀린과 파노니 대신 합류한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는 큰 기대를 받았다. 앤더슨의 묵직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메디나의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KBO리그 정상급 구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앤더슨과 메디나는 주무기 외에 다양한 구종과 레퍼토리를 갖추지 못했다. 메디나는 제구력도 흔들리며 초반부터 부진에 빠졌고 앤더슨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에이스의 면모를 잃으며 상대 팀 타자들에게 공략 당하고 말았다.

KIA는 국내 선발진과 두터운 불펜진으로 버텼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임기영이 롱릴리프로 부족한 이닝을 채웠다. 하지만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타선의 중심인 김도영과 나성범이 부상을 당해 전반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수 약점도 불거졌다.

KIA는 후반기를 앞두고 두 명의 외인 투수를 교체했다. 파노니를 복귀시켰고 대만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던 마리오 산체스를 품었다. 여기에 베테랑 포수 김태군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더불어 김도영과 나성범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완전체 KIA는 이후 치열한 5강 경쟁을 펼쳤다. 9월초 9연승을 질주하며 4위까지 올라섰다. 투,타 모두 잘 맞아떨어지는 시기였다. 하지만 다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에 빠졌다. 파노니의 구위가 떨어졌고 이중키킹을 지적받은 산체스는 이후 KBO리그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여기에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등 주축 야수들이 연이어 부상을 당했다. 결국 외국인 투수와 부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KIA는 5위 두산에게 1게임차 뒤진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유강남(왼쪽)·채은성. ⓒ스포츠코리아

과감한 투자, 뜨거운 연승… 최종결과로 연결되지 못한 롯데, 한화

2023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가장 과감한 투자를 구단은 롯데와 한화였다. 롯데는 유강남에게 4년 총액 80억원, 노진혁에게 4년 총액 50억원, 한현희에게 '3+1'년 총액 40억원을 투자했다. 주전 포수와 유격수, 5선발을 구해온 것이다.

한화도 만만치 않았다.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채은성을 필두로 이태양, 오선진을 데려왔다. 4번타자와 베테랑 선발투수, 내야수를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그만큼 두 구단 모두 성적에 대한 갈증이 컸다.

롯데는 5월부터 불펜진의 활약으로 1위까지 도약했다. 부산 사직구장은 롯데팬들의 함성으로 넘쳐났다. 반면 한화는 시즌 초반 9위와 최하위를 전전했고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대신 '최원호호'를 출범시켰다.

잘 나가던 롯데는 여름을 지나면서 점차 추락하기 시작했다. 불펜진의 힘이 떨어졌고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않았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의 체제 속에서 팀을 정비해 6월 18년만의 8연승을 달렸다. 이로 인해 롯데와 한화 모두 후반기를 앞두고 5강을 노릴 수 있는 중위권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두 구단 모두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5강권에 멀어졌다. 롯데와 한화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각각 5위(4.15)와 7위(4.38)를 기록했다. 마운드에 힘만큼은 5강권을 노려볼만 했지만 결국 타격이 문제였다. 롯데는 팀OPS(팀 장타율+출루율) 8위, 한화는 팀OPS 최하위였다.

롯데는 은퇴한 이대호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고 한화는 노시환과 채은성 외에 이를 받쳐줄만한 타자가 없었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닉 윌리엄스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롯데는 끝내 7위에 머물렀다. 한화는 4년만에 최하위에서 탈출했지만 9위를 기록했다. 성적을 끌어올렸다기엔 아직 너무나 부족한 위치였다. 롯데와 한화는 또 한 번 차디찬 가을을 맞이했다.

오승환(왼쪽)·이정후. ⓒ스포츠코리아

불안한 불펜진 삼성, 이정후 부상 이후 리빌딩 버튼 누른 키움

레전드 박진만 감독을 선임해 명가 재건에 나섰던 삼성은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어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진이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과거의 구위와 안정감을 잃었다. 더 큰 문제는 오승환을 도와주거나 대신할 불펜 에이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좌완 불펜투수 이승현이 잠깐 활약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삼성은 무너진 불펜을 재건하기 위해 키움과의 트레이드로 베테랑 불펜투수 김태훈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6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7.28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대체할 자원이 마땅히 없었다. 결국 삼성은 선발투수들을 더 오래 마운드에 놔두면서 힘겨운 탈꼴지 경쟁을 벌였다.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최하위 키움과의 격차는 2경기차에 불과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 초반 이정후의 부진으로 인해 타선의 힘이 떨어졌고 불펜진도 지난해 활약했던 김재웅의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기동안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키움의 후반기 전망은 어둡지 않았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타격감을 회복해 매서운 타격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후는 지난 7월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어 발목 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에 키움은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최원태를 LG에 넘기면서 리그 톱 유망주 이주형과 우완 선발 유망주 김동규, LG의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수많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미래를 기약했다. 이로 인해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키움이다.

탑승하지 못한 5팀. 부상자 속출로 인해 아쉽게 5강에 오르지 못한 팀도,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한 팀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팀에서 최하위로 추락한 팀도 있었다. 2023시즌 아쉬운 시즌을 보낸 5개팀이 2024시즌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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