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틱톡에 빠진 우리아이…“유치원 때부터 팩트체크 가르쳐야”
美서 가짜뉴스 판별교육 첫도입
SNS로 정보 읽는 학생들에
출처 확인하는 습관 길러줘야
언론과 협력해 교육과정 마련
한국을 방문 중인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지난 14일부터 9일 일정으로 5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동아시아를 순방중인 머피 주지사는 전날 밤 일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넘어온 직후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게시되지만 결코 신뢰할 수 없는 다양한 영역의 정보가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까지 느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정확한 정보 출처를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할 수 있기를 원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머피 주지사는 지난 1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정보문맹 퇴치 교육’을 의무화하는 주(州) 교육법을 통과시켰다. 소위 ‘가짜뉴스 판별법’을 학교에서 필수과정으로 가르치는 곳은 미국에서 뉴저지주가 처음이다.
현재 주 교육부가 학습표준안을 마련하고 있고, 학교 현장에는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검토중인 교육 프로그램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주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사실과 관점과 의견은 어떻게 다른 지, 1차 자료와 2차 자료의 차이는 무엇인지, 특정 정보를 사용할 때 경제적·법적·사회적 문제는 없는 지 등을 배울 수 있다. 이밖에 정보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 과정이 윤리적인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훈련, 동료평가 논문과 디지털도서관 접근법까지 두루 다룬다.
그는 “기자들이 처음 입사했을 때 취재 교육을 받는 것처럼, 뉴저지주 학생들이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먼저 ‘팩트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그 방법까지 알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뉴저지는 특히 ‘가짜뉴스’ 판별법 등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언론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머피 주지사는 “주 교육부가 일부 적격한 언론 관계자를 포함한 10~12명 규모의 비공식 자문단체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저지를 시작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미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머피 주지사는 내다봤다. 그는 “미 전역에서 처음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의무화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고 다른 주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주 정부 간 이와 관련해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다른 주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델라웨어와 캘리포니아가 최근 뉴저지와 유사한 교육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머피 주지사는 작년 초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역사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일리노이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뉴저지에서 인구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 아시아계”라며 “팬데믹 기간에 퍼진 아시아 혐오 정서에 대응하기 위해 주지사로서 목소리를 높였고 관련 법률도 집행했지만 더 장기적이고 부드러운 방법은 교육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아시아계의 경험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면서 성장하게 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머피 주지사는 한국 기업과 대학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뉴저지 세일즈’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박진 외교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치인들과도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머피 주지사는 미국 언론들이 차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하는 유력 정치인이다. 골드만삭스에서 23년 근무한 금융가 출신으로 오바마 정부 당시 주독일 대사를 맡았고, 이후 뉴저지 주지사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외교관 출신인 머피 주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우리가 전세계에서 보유한 동맹 중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로 너무나 중요한 관계”라며 “워싱턴 선언을 통해 양국이 개인적으로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그 관계를 더 돈독히 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과 그를 통해 맺어진 파트너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십”이라며 “삼국이 정기적으로 대화할 것을 어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제안했고 오늘 윤 대통령을 만나 같은 이야기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미 백악관 만찬에 초대됐을 당시 아내와 함께 초대됐는데 정말 특별하고 영광스러웠다.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모습을 직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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