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SK하이닉스, 日키옥시아·美웨스턴디지털 경영 통합 반대”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 시장 2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투자사로, 낸드 시장 3위 업체다.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경영 통합 교섭에 대해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한국의 SK하이닉스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가능성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21년부터 합병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눈높이 차이 등으로 결렬된 바 있다 최근 낸드 시장 부진에 따른 매출·수익성 하락의 영향으로 협상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해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사를 설립, 경영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다만 양사 통합에는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 동의가 필요하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으로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동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 통합을 위해 이번 주 내 일본 금융기관에 2조엔 규모의 융자 약속을 받기 위해 최종 조율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금융기관 교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장래 제휴를 모색하던 키옥시아가 타사와 통합하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낸드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웨스턴디지털(14.7%) 순이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산 점유율은 34.3%로 1위 삼성전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쟁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합병 성사가 이뤄지기는 난항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