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한반도의 고대문명…1500년 전 '가야'로 떠나볼까
'세계 속의 가야'로 부활…함안군서 기념 축제
경남에 5곳…해인사 등 포함한 관광상품 개발
1500년전 찬란하게 꽃피웠던 고대 문명 ‘가야’가 살아온다.
2012년부터 추진해 온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마무리되면서 1500년 전 역사 속의 가야문화권이 ‘세계 속의 가야’로 부활해 재조명될 전망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은 가야고분군은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천 고분군,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7곳으로 이 가운데 5곳이 경남에 분포해 있다. 경남도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의 최다 분포지인 지역 특성을 살려 관광 활성화와 유적 보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한다.
○고대국가 ‘가야’의 역사적 가치 세계가 인정
가야고분군은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 정치적으로 연맹 체계를 유지했던 독특한 고대 문명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세계유산 평가에서도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충족해 현재와 미래 세대의 전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세계유산의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16번째로 등재된 세계유산이며, 경남은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통도사(2018년), 남계서원(2019년)에 이어 네번째다.
7개 고분군 모두 각 가야의 중심지에 위치하며 지배층의 무덤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고분군의 입지, 묘제, 부장품 등을 통해 각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여러 세력이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비교적 동등한 수평적 지위로 결속했던 가야연맹의 정치체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마다 남아있는 사라진 가야문명의 존재
김해 대성동에 위치한 대성동고분군은 1~5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금관가야의 대표적인 고분군이다. 가야 정치체가 공유한 고분의 여러 가지 속성의 이른 시기의 유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된 교역품을 통해 금관가야가 동북아시아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함안 가야읍 도항리·말산리에 위치한 말이산고분군은 1~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신청유산 중 가장 오랜 기간 조성됐다. 고분군은 남북으로 약 2㎞ 정도 이어진 구릉에 조성되어 있다.
창녕 창녕읍 교리와 송현리에 걸쳐 위치해 있는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비화가야를 대표한다. 묘제와 부장품을 통해 신라와 자율적으로 교섭했던 가야 정치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성 고성읍 송학동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소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해안가의 고성분지에 조성되어 있는 고분군은 당시 소가야의 중심지였음을 알려준다. 합천 쌍책면 성산리 옥전고분군은 4~6세기 쌍책지역 일대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용과 봉황으로 장식된 대도와 철제무기류, 금은 장신구 등이 출토되어 가야 금속공예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으로, 연맹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준다.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의 서북부 내륙에 위치했던 운봉고원 일대 가야 정치체제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관광상품 통해 ‘세계 속 가야’로 부활
경남도와 함안군은 전 세계인들에게 가야 역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가야 문화 유적이 집중돼 있는 함안군은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하는 축제와 학술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10월 20일부터 20일간 가야고분군 중 처음으로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10월27일에는 아라가야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학술적 가치도 재조명한다.
이와 함께 가야고분군의 관광상품화에도 나선다.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존 세계유산인 해인사 장경판전, 통도사, 남계서원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연계한 1박 2일 상품을 이미 내놓았다.
황희곤 경남관광재단 대표이사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경남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자원으로 인정받게 된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 경남 소재 5개 고분군을 연계하고 기존에 등재된 ‘해인사 장경판전’, ‘한국의 서원’ 남계서원을 포함하는 광역관광상품을 개발해 적극적인 유치 홍보 마케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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