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시진핑·푸틴의 만남 "제재와 억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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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포럼(BRF)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을 중심으로 모인 제3세계 120여개국 대표단과 우호국 정상 20명이 운집한 가운데 마주앉아 세를 과시하고, 미국의 제재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냈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제3세계 세력화의 한계가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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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협력·중동문제해법 등 논의, 미국도 겨냥
"타국 성장 리스크로 보면 자신 삶 개선 못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포럼(BRF)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을 중심으로 모인 제3세계 120여개국 대표단과 우호국 정상 20명이 운집한 가운데 마주앉아 세를 과시하고, 미국의 제재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각급 장관 등 실무진들을 배석한 실무회담과 두 사람의 단독 회담을 연이어 진행했다. 회담에 앞서 이들은 서로를 "나의 오랜 친구"(시진핑), "친애하는 친구"(푸틴)로 불러 친밀감을 강조했다.
양국 외신에 따르면 회담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협력의 시대적 내용을 끝없이 충실하게 하며,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 발전과 세계 공동발전에 힘을 보태자"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특히 필수적이며 이 자리에서 이 모든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 러시아에 서로는 더없이 소중한 친구일 수밖에 없다. 특히 시 주석의 일대일로(신실크로드 전략)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구축돼 온 제3세계 세력화도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이탈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양국 상호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다.
이들은 회담에 앞서 일제히 미국에 대한 견제 발언을 쏟아냈다. 시 주석은 이날 포럼 개막연설에서 "다른 사람의 발전을 위협으로 보고, 경제적 협력을 리스크로 보면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없다"며 "우리(일대일로 국가들)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정치대결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을 적국으로 설정하고 압박하는 미국을 빗댄 거다.
푸틴 대통령도 같은 날 러시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타인을 존중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러시아의 이익을 억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과 모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행보와 선을 긋고 있다.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양국 간 합의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양국의 지위를 스스로 부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양국 결의가 국제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제3세계 세력화의 한계가 뚜렷하다. 당장 가장 큰 우호세력인 브릭스(BRICS) 내에서도 인도와 브라질이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시 주석이 포럼을 직접 챙겨가며 성대하게 개최했지만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자체의 영향력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이번 포럼엔 130여개국 대표단과 해외 정상 20명이 참석했는데, 중국 측은 당초 150여개국에서 29명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2019년 2회 포럼엔 정상급만 38명이 왔었다. 미국의 제재가 가속화하면서 눈에 띄는 이탈이 이뤄진다는 해석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말 그대로 전범 취급을 받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도 EU(유럽연합) 대표로 참석한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총리 등 일부 유럽 인사들이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이 로이터통신 등에 의해 전해졌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노골적 보이콧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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