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기조 바꾸겠다는 국민의힘, “민주당 덜 때리겠다”
국민의힘 ‘김기현 2기’ 지도부 대변인단은 당 논평의 개수를 대폭 줄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에 집중돼 있던 메시지도 민생 중심으로 전환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제 정쟁 소지가 있는 논평을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석대변인 논평의 무게감이 필요하다”며 “야당에 대해 정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정제된 언어로 따갑게 얘기를 하겠지만 건건이 비판하는 논평은 부대변인 명의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며 ‘김기현 2기’ 지도부가 출범한 첫날인 16일 국민의힘은 부·마 민주항쟁을 기리는 1개의 논평만을 냈고, 17일 논평 역시 3개에 그쳤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전인 지난 8일 7개, 9일 12개, 10일 11개의 논평이 나온 것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개수다. 새 대변인단이 인선된 지난 16일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논평 2개는 모두 부대변인 이름으로 발표됐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6일 부·마 민주항쟁 44주년 논평에서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공산전체주의·반국가세력 척결을 강조하던 이전과 달리 논평의 이념적 색채도 옅어졌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비영리 민간단체의 국고보조금 횡령·부정 사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비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이는 ‘김기현 1기’ 지도부 대변인단이 논평을 통해 야당과 문재인 정부 공격에 힘을 실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 3월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국민의힘은 야당이 내는 메시지에 일일이 맞불 논평을 내놓으면서 정쟁에 불을 붙였다. 반면 이태원 참사 6개월 추념일이나 건설노동자 분신 사망 당시 여당은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관건은 이러한 민생 지향 논평 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지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데다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현재 여야의 ‘말 전쟁’은 소강상태다. 새로운 지도부를 꾸린 국민의힘은 조심스레 여론을 살피는 중이고,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도 내부 통합을 위해 자세를 낮추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상대방의 메시지에 건건이 말싸움하듯 덤비기보다는 정제된 언어로 묵직한 논평을 내려고 한다”면서 “국감이 끝나고 민주당 상황이 바뀌더라도 그 기조는 유지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5031712001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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