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표명→징계" 독일 분데스팀, '이·팔 전쟁 쉬쉬해라' 경고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안와르 엘 가지(28·마인츠)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가 징계를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마인츠는 18일(한국시간) “우리 팀은 엘 가지에게 팀 훈련 정지와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일요일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글 때문”이라고 알렸다.
엘가지는 개인 SNS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전쟁이 아니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물과 식량, 전기를 통제하는 건 전쟁이라고 할 수 없다. 한쪽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전쟁이 아니다. 한쪽이 수십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전쟁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번 사태는 학살이자 말살이다. 우리 모두 이 사태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면서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한 ‘강에서 바다까지’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 바다 사이의 이스라엘 영토를 일컫는다. 다시 말해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인츠는 “우리 구단은 엘가지 선수 측과 긴밀하게 논의한 끝에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복잡한 중동 분쟁에 대해서 선수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나, 우리 구단의 가치에 어긋나는 게시물을 올렸기 때문에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엘가지는 1995년생 네덜란드-모로코 이중국적 선수다. 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경험했으며, A매치 2경기 출전 기록이 있다. 네덜란드 출생이지만 모로코 출신 부모 아래서 성장해 이슬람 영향을 받았다. 약 한 달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린 이슬람 행사에 다녀왔다.
엘가지는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프로 데뷔해 프랑스 리그1 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톤 빌라와 에버턴에서 뛰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했고, 여름에 독일 마인츠로 이적했다.
이번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경기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이 3경기 모두 가장 최근에 열린 3경기이며, 마인츠는 1무 2패를 거뒀다. 마인츠는 이번 시즌 리그 7경기에서 2무 5패 부진에 빠졌다. 분데스리가 18개 팀 가운데 17위에 머물러 있다.
마인츠는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31)이 소속된 클럽이기도 하다. 이재성은 지난 2021년 여름 홀슈타인 킬에서 마인츠로 이적해 3시즌째 활약 중이다. 매시즌 30경기 가까이 출전했고, 올 시즌에도 7경기에 모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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