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억 펀드금 날린 GKL, 직원 비위에도 솜방망이 징계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3. 10.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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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100억 날린 GKL 재무관리실
사장 패싱·위험 무대응 등 운영실태 엉망
고객과의 공모 등 임직원 근무기강 해이
野 임오경 “문체부, GKL 전반적 감사해야”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 제출 오류에 관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100억원의 펀드 투자금을 날린 재무관리실 직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고위험 상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사 내규를 따르지 않고 관리자의 결재도 패싱하는 등 금융자산을 엉망으로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인 GKL로부터 받은 ‘금융자산 운용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3년만인 올해 6월 전액을 날린 경영본부 재무관리실 직원들이 1개월 감봉(2명), 견책(1명), 경고(1명) 수준의 가벼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이 투자한 상품은 ‘다올 KTB 항공기 투자형 사모신탁 제30호-3호’로 연간 수익률이 4.8%였지만 투자자 보호 규정도 없고 절대 환매도 청구할 수 없는 고위험 후순위 투자상품이었다. GKL은 이곳에 100억원을 투자한 뒤 금융상품 원금 전액이 손실 회계처리되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KL 재무관리실 직원들은 문제가 된 항공기 펀드의 가입 및 운용 과정에서 업무를 태만하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항공기 펀드를 가입할 때는 자산운용세칙에 위탁 운용해야 함에도 직접 운용하였고 사장의 결재도 받아야 함에도 경영본부장의 전결로 임의 처리하였다.

직원들은 항공기 펀드 가입 후 위험관리 업무도 부실하게 처리했다. 이들은 가입 후 배당 미지금 안내문을 받았음에도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상부에 했다. 이후에도 금융상품 전반에 대한 점검이나 추가적인 위험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항공기 펀드 위험에 대한 인지 시기가 1년여 가까이 지연돼 원금 손실을 막을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버린 것이다.

이외에도 감사 결과 이들은 회사채 상품의 원금 약 5억 원 손실이 확정되어도 사장 및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거나 자금운용내부심의위원회의 의결사항과 다르게 금융상품 제안서를 수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업무 태만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업무 태만이 재무관리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오경 의원실이 확보한 ‘지난 5년간 GKL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징계사유의 상당 부분을 거래처 향응수수, 고객콤프 사적사용, 고객과의 공모, 해외카지노 출입게임 등이 차지했다. 이에 GKL 임직원들 전반에 근무기강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오경 의원은 GKL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이런 상황들을 볼 때 GKL의 자체 정화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냐”며 “문체부가 GKL에 대한 전반적 감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과감이 조정하고 더욱 발전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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