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 전속 계약 분쟁 딛고 솔로로 2막··· '하울'에 녹인 솔직한 심경(종합) [SE★현장]
가수 츄(CHUU)가 전 소속사와의 기나긴 법적 분쟁을 매듭짓고 솔로로 새출발한다. 특유의 해맑고 밝은 미소, 발랄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다사다난한 역경을 딛고 일어난 덕일까. 가까운 지인도 츄의 목소리를 낯설어 할 정도로 그는 훌쩍 컸고, 단단해졌다.
18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가수 츄의 미니 1집 '하울(Hwol)'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츄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언더워터(Underwater)' 무대를 선보이고 공동 인터뷰에 임했다.
츄는 "데뷔 6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이 노력하고 연구했다"고 벅찬 데뷔 소감을 전했다.
츄는 지난 2017년 연예기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에서 걸그룹 이달의 소녀로 데뷔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불공정 정산 등으로 소속사와 전속 계약 분쟁을 빚어 왔다. 당시 블록베리는 츄가 스태프에게 '갑질'을 했다며 그룹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수를 뒀지만, 츄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독자적으로 활동하며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약 2년 간의 긴 분쟁 끝 법원은 츄의 손을 들어줬고, 츄는 신생 소속사 ATRP에 둥지를 틀었다.
츄가 OST나 리메이크를 제외하고 솔로곡을 선보이는 건 2017년 발매한 곡 '하트 어택(Heart Attack)' 이후 6년 만이다. 츄는 "'하울' 전까지는 팬 분들께 OST나 리메이크 앨범으로 제 목소리를 꾸준히 들려드리려 노력했다. 유튜브 콘텐츠 '지켜츄' 채널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들에 나왔고, '강철부대'에 출연한 후 처음으로 라디오 스페셜 DJ로 자리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하울'은 홀로서기를 위해 노력한 츄의 긴 시간이 맺은 결실이다. 키워드는 '치유'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가사말과 멜로디, 뮤직비디오에서 동일한 감정선을 이어간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로 살던 츄가 미지의 존재 '몬스터'를 만나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대로 세상이 망해도 잘됐어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가사말에서는 서정적인 아카펠라 보컬로, 츄가 새로운 세상을 만난 시점에서는 강렬한 비트와 베이스라인으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츄는 특히 서지음이 작사한 가사말을 강조했다. 그는 "'하울'의 가사 중 '너구나 나의 작은 영웅'이라는 가사가 있다. 이 부분에서 제가 큰 감동을 받고, 이 곡에 대한 해석을 깊게 하게 됐다"며 "이 곡이 작은 영웅이 되어 많은 분께 제가 받았던 감동만큼 큰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희망적인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금까지 하고 싶었지만 진솔하지 말할 용기가 없어 말하지 못했던 부분이 가사에 녹아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상처를 받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노래가 외면하고 싶은 그런 순간을 끄집어내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겪은 전속 계약 분쟁은 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츄가 이 곡을 깊게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줬다. 츄는 "사실 어렵거나 일이 잘 안 풀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 같다. 저도 있었고, 발전이 더디다고 느껴지는 그런 순간이 크게 저에게 영향을 줬다"며 "타이틀곡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 그런 어려운 순간들이 조금은 발판이 되고 용기를 주지 않았나 싶다. 극복할 용기가 되어준 소중한 '하울'이다"며 웃었다.
이달의소녀 멤버들도 응원에 나섰다. 츄는 "오늘 아침까지도 저를 응원해 줬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시기마다 안정감과 위로를 주는 고마운 존재"라며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 원동력이 되어 줬고, 자신감을 올려줬다"며 고마워했다. 12인조 완전체 활동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항상 열어 두고 있고, 빨리 보여 드릴 기회가 오면 좋겠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포르투갈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어두운 방 안에 갇혀 있던 츄가 '몬스터'를 만나 성장한다는 감정선을 연기했다. 귀여운 캐릭터로 형상화된 몬스터는 츄의 또 다른 자아로, 방 안에 갇혀 있는 외로운 츄를 꺼내 세상의 희망찬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츄는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힐링하고 와서 많은 분께 포르투갈을 추천하고 싶다"며 "사실 도시의 매력이 커서, 즉흥적으로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과 '히치하이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게 됐다. 저녁 먹기 전에 간단히 재미있게 찍었다"고 귀띔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언더워터(Underwater)',, '마이 팰리스(My Palace)', '에일리언(Aliens)', '히치하이커(Hitchhiker)' 등 5곡이 실렸다.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츄의 새로운 보컬을 만나볼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접하던 츄의 상큼한 '과즙미', '인간 비타민' 등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츄는 "10년 지기 학교 친구도 제 노래를 듣고 '네 목소리 맞아?'라는 반응을 보여줬다. 다른 분들도 앨범에 수록된 곡을 미리 듣고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많은 분께 '하울'로 새로운 츄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했다.
츄가 이번 앨범으로 노리는 건 '반전미'다. 츄는 "아티스트로서 반전미가 확실한 가수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많은 분의 저의 모습을 예능으로 많이 접하셨다고 생각한다. 저의 목소리를 잘 모르시고 노래하는 걸 많이 못 들어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츄에게 이런 목소리가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 드리고 싶다. 편안한 보이스를 가진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이다"고 밝혔다.
롤모델은 아이유다. 츄는 "어릴 때부터 존경했다. 아이유 선배님은 곡에 메시지를 담아 풀어내는 점을 배우고 싶다. 저도 제 노래로 아이유 선배님처럼 메지와 감동을 전하고 싶다. 곡을 표현하는 데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츄의 첫 번째 솔로 앨범 '하울'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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