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채권 금리 4.8%대... “韓 대출금리 더 뛸 수도”

이인아 기자 2023. 10. 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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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장기화를 선언하면서 시장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이 '고금리가 더 오래갈 것(higher for longer)'이란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데 이어 간밤 소비지표가 탄탄하게 나오면서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9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해 국내 대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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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세 달 간 100pb 올라
오는 19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해도 시장금리 더 오를수도
기업·가계 부채 부담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장기화를 선언하면서 시장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은행채 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대출 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제공

17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83%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3.86% 수준이었다. 석 달 사이 약 100bp 가까이 오른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6일 이후 11일 만에 연 4.8%로 다시 올라섰다. 연준 주요 인사들이 ‘고금리가 더 오래갈 것(higher for longer)’이란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데 이어 간밤 소비지표가 탄탄하게 나오면서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해 초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공격적으로 인상해 지난 7월 5.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밝힌 점도표에는 내년 말 금리 전망을 종전보다 0.5%p 높은 5.1%로 예상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더 오를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동결’ 기조를 보였다.

미국의 소비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인 점도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매 판매는 7049억달러로 전월 대비 0.7%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굳건한 경기지표는 연준이 긴축기조를 유지할 근거가 된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보고서를 통해 채권 금리가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더 많은 보상(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시장의 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따라 상승한다.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8일 오전 기준 7bp 오른 4.29%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5.5%)가 한국(3.5%)보다 높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이 더 높지만, 방향성은 같다.

그간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 채권 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미국, 한국 간 기준금리 차이가 큰 의미가 없었는데, 한미 기준금리 역전 격차가 2%까지 벌어지면서 이런 금리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데 이어 국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하면서 채권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최고 연 7%대를 돌파했다.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른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16%p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한 지수다.

오는 19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해 국내 대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은 같지만, 이를 전부 반영하는 건 아니다”라며 “올해 미국, 한국의 채권시장 추이를 보면 미국 장기 채권 금리 상승 분의 절반 정도가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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