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낸드 가격도 뛴다...앞으로 변수는 '수요 부활'

(서울=뉴스1) =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함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제공) 2022.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닥을 찾지 못하고 추락을 계속해 온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낸드 생산업체들이 공급을 줄여 가격 방어에 나선 결과로, 일단 시장은 업황이 '바닥'을 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약 8~13% 상승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주로 공급업체들이 엄격하게 생산을 통제했기 때문에 나타난 가격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낸드 공급이 타이트하게 이뤄지면서 가격 하락이 멈췄고, 일각에선 가격이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수요 기업들이 다시 재고 축적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시장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인공지능(AI) 서버향 수요가 늘고 있고, 재고 정리를 마친 모바일 기업들도 다시 주문을 넣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소비자 제품을 포함한 클라이언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계약 가격은 4분기 중 8~13% 상승하고, 서버용 제품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SSD 가격은 5~10%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SSD의 경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주문량이 점차 늘고 있고 성수기를 맞아 2차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장형 메모리 반도체인 eMMC는 공급량 조절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중 계약가격이 10~15% 상승할 전망이다. 차세대 메모리카드인 UFS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중 10~15%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밖에 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도 구조적 긴축 기조 속에서 13~18%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로 낸드 가격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낸드 제품인 MLC 128Gb 16Gx8의 고정거래가(평균)는 지난 1월 말 4.142달러에서 3월 말 3.930달러로, 4월 말엔 3.815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낸드업체들의 본격적인 감산이 이뤄지면서 고정거래가는 추락을 멈추고 횡보하고 있다. 같은 제품의 현물 평균가격은 7월 초까지만해도 6.30달러를 밑돌았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10일 6.40달러를 돌파했고 17일엔 6.410달러를 기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낸드 업황이 바닥 확인을 못하고 있지만 3분기 가격 하락이 멈추는 등 바닥권에 근접했거나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낸드 업체들도 가격 방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품가격이 너무 낮기 때문에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기업들도 시장에 더 이상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낸드 시장 회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가격 상승이 대부분 공급업체들의 엄격한 생산 통제, 즉 공급 측면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수준의 수요 회복이 동반돼야만 비로소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