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고진영·김효주의 달콤 살벌한 칭찬하기 순서는 “가위·바위·보!”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가위, 바위, 보!”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순서를 정하느라 분주했다. 패자는 고개를 숙였고, 승자는 파안대소했다. 역시 소리는 나지 않았다.
패자가 머뭇머뭇 마이크를 잡았다. “어…. 칭찬을 잘 안해서”라더니 ‘빵’ 터졌다. 쑥스러움과 어색함 사이에서 힘겹게 말을 이었다. “워낙 유명하지 않나. 세계랭킹 1위를 오래 유지했다. 노력하게, 독하게 플레이하는 걸로 어릴 때부터 유명했다”더니 “칭찬이다”라고 말했다. 승자는 눈을 흘겼지만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승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았는데, 나보다 골프도 먼저 시작했고 (프로) 데뷔도 빨랐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다”고 받았다. 이어 “칭찬인지 욕인지 잘 모르겠지만, 꾸준하게 저런식으로 칭찬한다”면서 “이건 칭찬이다”라며 또 웃었다.
20년 가까운 친구사이. 그러니까 죽마고우다. 세계 여자골프계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평정하며 돈독한 우정을 잃지 않은 고진영(솔레어)과 김효주(롯데·이상 28) 얘기다.
이들은 19일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647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 나란히 출전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정규 대회인데다 익숙한 코스에서 치르므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고진영은 지난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2승을 따낸 뒤 들쑥날쑥한 성적을 거두다 8월 캐나다에서 치른 CPKC 위민스오픈에서 준우승한 뒤 휴식기를 보냈다. “잘 쉬었다. 한국에 일찌감치 와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며 충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유러피언레이디스투어에 출전해 샷을 점검해 2021년 이후 2년 만에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김효주는 가장 최근 출전한 어센던트 LPGA에서 시즌 첫승을 따냈다. “모처럼 우승해 만족스럽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웃은 김효주는 “사실 시즌 초반에 기회가 있었는데, 우승을 못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시즌 끝나기 전에 우승해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평균타수 1위를 달리고 있는만큼 또 우승해도 이상할 게 없다.
LPGA투어를 대표하는 한국인 선수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이들에게 “국내 팬 앞에서 맞붙는 각오와 서로에게 배울 점 또는 칭찬을 해달라”는 질문이 날아들었다. 소리죽여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 뒤 장난기 가득한 어투로 달콤살벌한 칭찬릴레이를 한 배경이다.
웃음기 가득 머금은 농담은 이내 진담으로 바뀌었다. 김효주는 “(고)진영이는 승부욕이 정말 강하다. 이 퍼트는 꼭 넣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넣는다. 그래서 노련하고 독하게 골프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닮고 싶은 점”이라고 말했다. 고진영의 승부사적 기질은 김효주가 빼앗고 싶은 능력이기도 하다.
반대로 고진영은 김효주의 천진함을 닮고 싶어한다. 그는 “꾸준함은 (김)효주가 가진 최고 장점이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늘 꾸준한 친구”라고 말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스윙은 고진영에게 필요한 무기이기도 하다.
고진영의 진심은 칭찬 뒤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김)효주가 살가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힘든 부분을 얘기하면 진지하게 들어준다. 대회장에서는 장난도 치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 좋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인터내셔널크라운에서 함께 뛰며 효주에게 배운 게 많았다. 최근 텍사스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너무 기뻤다. 나도 열심히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오랫동안 함께 투어에서 뛰고 싶다. 친구가 LPGA투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고충을 너무 잘알고 있으니, 서로를 칭찬하는 데 인색(?)할만큼 ‘찐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김효주는 오전 10시9분부터 신지애, 에인절 인과 출발한다.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 각축을 펼쳤던 리디아 고, 넬리 코다와 10시42분 티오프로 국내 팬에게 인사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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