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으로 서울 아파트 사려면 몇년 걸리나 보니…“이번 생엔 불가능”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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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서울 주택가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저축만으로 서울에서 평균 가격의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무려 76.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아파트값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 4월 10억2298만원에서 9월 10억4632만원으로 2334만원(2.3%) 상승했다. 매달 467만원씩 오른 셈이다.

이에 비해, 지난 2분기 가계의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1000원(통계청 자료)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만3000원(13.8%)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흑자액은 번 돈에서 세금·연금 보험료·이자 등을 내고 식료품 등을 산 뒤 남은 여윳돈을 의미한다. 흑자액이 줄어든 원인은 소득 자체가 감소한 데다, 주거비 등 가계지출과 금융비용 등 비소비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흑자액’ 114만원을 저축해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를 사려면 지난 4월에는 74.8년이 걸렸지만, 지난달에는 76.5년으로 1.7년 더 늘어났다. 고가 주택이 즐비한 강남 2구(강남구·서초구)만 놓고 보면 강남구는 160.8년, 서초구는 147.7년을 저축해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의 경우 흑자액이 되레 적자(-28만1000원)로 주택 구입을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대출 금리 상단이 나날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도 부담인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혼합(고정), 변동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했다.

가입 후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 뒤 6개월 주기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4~5.64%에서 연 4.34~5.74%로 0.1%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내집마련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저렴한 주택을 늘리는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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