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줏값도 오른다...업계 1위 하이트진로 출고가 인상 검토
맥주만 생산하는 오비맥주와 달리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를 동시에 생산·판매한다. 회사 내부에선 최근 주종별 원부재료 가격 동향을 고려할 때 맥주보다 소주의 출고가 인상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주 원재료인 주정 가격은 지난 4월 평균 9.8% 인상됐다.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소주 원가의 약 15%의 차지하는 주정 가격은 지난해 2월 10년 만에 7.8% 오른 이후 2년 연속 오름세다.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주정 1리터 평균 가격은 1795원으로 가격 인상 이전인 2021년(리터당 1589원)과 비교해 약 13% 상승했다.
또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공병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약 22% 인상했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연초부터 소줏값 인상을 검토했다. 하지만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인상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말 소주 출고가를 동결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가격 동결은 일시적인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 총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소줏값 동결은 회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줬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6억원으로 1205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약 58%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33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1.5% 감소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조정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주 판가 7% 인상 시 내년 하이트진로 손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30%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이어 맥주 출고가 인상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출고가를 조정하면 경쟁사가 후속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업계 관행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소주 점유율 2위, 맥주 점유율 3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아직 소주와 맥주 출고가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주류 업계에선 각 사의 소주, 맥주 출고가 '키 맞추기'는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와 음식점에서 카스와 참이슬만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이중 구조는 오래갈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소주와 맥주 출고가 인상이 현실화하자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주류값도 덩달아 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주류 제조사 출고가가 100원 내외로 조정되면 음식점 메뉴판 가격은 1000원가량 올라 주류 유통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류를 음식점에 납품하는 도매상의 폭리나 소매점의 과도한 인상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제조사를 압박해 물가를 관리한 정부 기류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수도권 지역 주류도매협회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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