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빅3, 중동 정세 불안에 '수출 비상'

확전시 중동 지역 수요 급감 우려
업계 "상황 지켜보며 대응책 마련"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두산밥캣,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건설기계 업계 빅3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 여파로 건설기계 수요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주변으로 확산하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건설 사업 계획이 연기될 수도 있고 이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 감소도 우려된다. 주요 업체들은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는 오는 2050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의 44배 넓이에 달하는 최첨단 도시를 구축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프라 가스전 2단계 공사, 아람코 석유화학단지 공사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본격적인 조성 작업에 들어간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으로 네옴시티 현장에 투입된 건설장비는 6000대가 넘는 데다 향후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사우디 건설업체인 알 나자즈사와 네즈마&파트너즈사와 최근 80대의 대형 굴착기와 휠로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들어 총 84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558대 대비 51.6% 늘어난 판매량이다.

현대건설기계는 더 라인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40톤급 굴착기 12대, 대용량버킷(5.6㎥) 휠로더 5대 등 50대를 수주해 지난 8월 중순 공급을 완료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분기 중동에서 97%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효과는 내년에 더욱 커질 수 있다. 1단계 사업 완공 목표를 2030년으로 설정한 만큼 내년에는 최소 40만명 이상의 건설 인력과 장비가 투입될 수 있는 만큼 건설 기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변수로 떠올랐다.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는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했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하며 이스라엘과 진행했던 수교 협상을 중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사우디 간 대리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으며 최악의 경우 주요 산유국으로 전쟁이 확대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사우디에서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은 전쟁 여파로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업체들은 전쟁이 발생한 이스라엘로 향하는 물량을 제외하고 중동 국가에서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건설기계 수요 변화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거나 이란을 비롯해 사우디 등으로 확전하는 것은 우려했다. 올 4분기 중동 지역 수출 수요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양상이 매일 매일 변하고 있는 데다 확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사태가 악화할 경우 4분기 수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작지 않은 만큼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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