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5' 손사 청구권 1년 새 두 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109건 접수, 전년보다 91.2% 증가
실손보험 심사 기준 강화로 분쟁 많아진 영향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손해사정사 선임권 제도에 관한 지속적인 홍보와 실손보험 분쟁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손해보험사(삼성 현대 DB KB 메리츠)의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 건수는 총 109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2%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 건수는 57건이다.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손해사정사 선임권 제도는 보험 소비자가 보험금 분쟁으로 손해사정사를 선임하겠다고 하면 보험사가 이 비용을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소비자는 별다른 비용 없이 손해사정사를 선임해 조력을 받을 수 있다.

회사별 요청 건수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KB손해보험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해상(23건), DB손해보험(21건), 메리츠화재(17건), 삼성화재(6건)가 뒤를 이었다.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을 거부한 곳은 삼성화재(2건)가 유일했다.

업계는 지속적인 제도 홍보가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관측한다. 보험사들은 지난 2021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뒤 보험금 청구 안내문에 손해사정사 선임권 제도에 관한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증가로 손해사정사 수요가 많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부지급 건수는 3만50건이다. 같은 기간 전체 부지급 건수(6만1997건)의 48.4%다. 전체 부지급 건 중 절반가량이 실손보험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들 5개 보험사는 전체 실손보험 계약의 66.9%(2383만건)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금보다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선 손해사정사들의 제한적인 업무 범위와 낮은 수수료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손해사정사가 취급 가능한 영역은 실손보험뿐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인보험 상품의 진단비와 수술비 청구까지 선임권 대상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수수료 역시 소액으로 현실화가 필요하다. 실손 같은 경우 청구 보험금이 소액이라 손해사정사에게 떨어지는 수수료는 10만~30만원 정도다.

손해사정법인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탓에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분쟁이 증가하면서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활성화를 위해선 범위 확대와 수수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