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EW] 손흥민 이래서 사랑받는 캡틴...기다리는 베트남 선수단 대신 한국 팬 먼저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수원)] 손흥민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팬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FIFA 랭킹 95위)과의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10월 A매치 일정을 2연승으로 끝냈다.
손흥민은 직전 튀니지전에서 부상 여파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베트남의 전력이 워낙 약한 탓에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에서는 제외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가운데, 손흥민은 놀랍게도 선발로 출장했다.
확실히 100%는 아니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찾아온 득점 기회를 손흥민답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래도 손흥민은 이강인-황희찬-조규성 등 공격진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들어서 몸이 풀린 손흥민은 맹활약하기 시작했다. 후반 6분 손흥민이 자신이 좋아하는 페널티박스 45도 지역에서 이재성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았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때 조규성을 막고 있던 수비수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자책골로 연결됐다.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치던 손흥민은 기어코 골을 터트렸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황희찬과 페널티박스 앞에서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논스톤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웃으면서 일어났다. 손흥민의 A매치 38번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도중 잠시 고통을 호소하면서 팬들을 걱정하게 만들었지만 다행스럽게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경기가 종료되고 손흥민은 먼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부터 몇몇 베트남 선수들이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베트남 코칭스태프도 한 무리에 같이 있었다. 손흥민의 인터뷰가 끝나자 베트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손흥민에게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다. 손흥민이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월드 클래스 위상을 지녔다는 걸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기다려준 베트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먼저 향했다. 주장으로서 손흥민이 한국 팬들에게 가지는 애정을 모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손흥민의 몸상태는 100%가 아니다. 짧게는 다가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길게 봐서는 2023-24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손흥민이 2경기 연속 결장한다고 한들,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팬은 없을 것이다. 되려 이번 경기에서도 내심은 손흥민이 쉬었으면 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팬들 앞에서 경기를 안 뛴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 용납이 안 됐다. 감독님과 상의한 결과, 제가 뛴다고 얘기했다. 사실 제가 훈련을 잘 참가하지 못했는데도 이런 결정을 해주신 감독님과 존중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찾아와준 팬들 덕분에 잘 치를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그것도 팬들 앞에서 꼭 경기를 하고 싶었다며 경기를 끝까지 뛴 이유를 설명했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간 손흥민은 경기장을 크게 한 바퀴 돌면서 팬들과의 인사를 마무리했다. 붉은악마 서포터들이 있는 구역에서는 동료들과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국가대표팀 일정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팬들과의 인사를 마치고서야 손흥민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팬서비스를 해줬다.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던 베트남 선수 중 한 명은 평소에도 손흥민의 찐팬으로 알려진 꿰 응옥 하이였다. 응옥 하이는 평소에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하면서 손흥민에 대한 팬심이 정말로 크다.
손흥민은 응옥 하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에 베트남 유니폼에 사인까지 해주는 완벽한 팬서비스를 건넸다. 손흥민을 보고 싶었던 한국 팬들도, 선수로서 존경하는 베트남 선수들까지도 완벽히 만족시켜준 '캡틴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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