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만으로 전주기 암진단...1cm 이하 종양도 찾는다

문세영 기자 2023. 10. 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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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혈액검사만으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맞춤형 암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액체생검 플랫폼이 개발됐다. 액체생검은 환자의 조직을 떼어내는 조직생검과 달리, 혈액으로 종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성 기술이다. 

암 정밀의료 조기진단 기업 아이엠비디엑스는 18일 간담회를 열고 액체생검 플랫폼 기반 암진단 기술 '알파리퀴즈 플랫폼'이 지난 6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술성 평가에서 2개 평가기관 A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태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암학회 이사장)가 대표를 맡고 있는 아이엠비디엑스가 개발한 알파리퀴드 플랫폼은 인공지능(AI) 초정밀 유전자 검사법을 활용해 암 조기진단부터 진행성 암의 재발 예측, 치료 프로파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암 전주기 진단 플랫폼이다.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고려대병원 등 전국 주요 31개 기관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이 플랫폼은 암세포에서 혈액으로 방출된 DNA 조각인 ‘순환 종양 DNA(ctDNA)’를 검출하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통해 DNA 정보를 스캔, 유전자 변이를 분석한다. 

AI 초정밀 유전자 검사는 기존 암 진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정밀의료 기술로, 한 번의 채혈만으로 다중암에 대한 종합 분석 및 진단이 가능하다.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과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으며 기존 검사로 발견하기 어려운 1cm 이하의 작은 종양도 검출할 수 있다. 

김태유 대표는 “피를 1cc 뽑았을 때 이 혈액의 혈장에는 DNA가 1만 개 정도 존재한다”며 “진행암 기준으로 이 중에서 0.1%인 10개 정도가 암 관련 유전자다. 초기암일 때는 1개 미만이며 암 진단을 받기 전 스크리닝 단계에서는 더 적은 양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암 관련 유전자를 어떻게 정확히 발견하느냐가 기술적 난관이었다”며 “아직 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엠비디엑스는 20cc에서 5cc로 채혈량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 관련 유전자를 잘 탐지할 수 있는 기술적 장벽을 넘기 위해 아이엠비디엑스는 혈액 10cc에 존재하는 1만여 개의 DNA 속에서 10만분의1 수준으로 존재하는 ctDNA를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암 진행단계별로 달라지는 ctDNA의 양에 따른 최적화된 분석기술을 통해 글로벌 선두 제품과 비슷한 암 진단 성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대병원이 대장암 환자의 항암치료제 선정에 액체생검을 우선 시행할 것을 결정했다. 

아이엠비디엑스 제품 중 ‘알파리퀴드 100’은 폐암, 위암, 대장암 등 주요 고형암에서 관찰되는 118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표적치료제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유전자 변이와 특정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한다. 혈액 10mL 기준 평균 9000개의 DNA를 캡처할 수 있는 타깃 캡처 기술과 오류를 최소화하는 HQS 알고리즘 기술로 검출 한계를 0.1%까지 낮췄다. 또 다른 치료 프로파일링 플랫폼인 ‘알파리퀴드 HRR’은 전립선암에서 발견되는 상동재조합복구(HRR) 유전자 변이 검출에 특화된 제품이다. 

‘캔서디텍트’는 1~3기 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암 재발탐지 플랫폼으로,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캡처 NGS 기술을 적용해 미세잔존암을 검사한다. 수술 중 절제한 조직을 기반으로 제작한 개인 맞춤형 패널을 활용해 환자에 따라 고유하게 나타나는 종양 변이 이질성을 반영·분석한다. 0.001%의 변이까지 검출할 수 있는 민감도, 영상검사의 8배에 달하는 정확도를 보이며 표적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유전자 변이를 검출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일반인 대상의 암 조기진단 제품인 ‘캔서파인드’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간암, 폐암 등 8개 암종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 조기진단 시 혈액 내 ctDNA 비율은 0.001% 미만에 불과해 유전자 변이만으로 탐지가 어렵다. 캔서파인드는 조기진단 성능의 극대화를 위해 다중암 시그니처 앙상블 모델을 도입해 미세한 암종 간의 차이를 선별하는 암 메틸레이션 패턴, 복제수 변이, DNA 절편화 패턴 등 ctDNA의 대표적인 3가지 유전체 특징을 통합 분석한다. 민감도(87.7%)와 특이도(96.1%) 모두 기존 혈액검사 대비 우수하며 84.1%의 정확도로 원발암 위치를 예측할 수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글로벌 실적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재 유럽, 남미, 동남아 등  18개국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기존 글로벌 제품이 선점하고 있던 대만 액체생검 시장에서는 50여 곳의 병원 진입으로 시장 2위로 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표적항암제 동반진단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알파리퀴드 HRR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8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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